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가 1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러닝메이트로 배우 라이페이샤를 소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내년 대만 총통선거에 뛰어든 궈타이밍(郭台銘‧73) 폭스콘 창업자가 러닝메이트로 대만의 유명 여배우 라이페이샤(賴佩霞‧60)를 지명했다고 14일 현지 타이완뉴스 등이 전했다. 라이페이샤는 올해 초 대만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에서 총통 후보자를 연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궈타이밍은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이페이샤를 러닝메이트로 소개했다. 그는 “출마를 결심하면서 러닝메이트의 유일한 선택지가 라이페이샤라고 생각했다”며 “그는 젊은 세대의 정신적 멘토이며, 대만의 평등한 성 문화를 위해 그에게 의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페이샤도 “궈타이밍을 여러 차례 만나면서 함께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며 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대만의 원로 배우인 라이페이샤는 올해 초 넷플릭스 드라마 ‘인선지인’에서 총통 후보자를 연기하며 인기를 끌었다. 두 명의 여성 총통 후보가 선거를 치르는 과정을 담은 이 드라마는 사내 성희롱, 부부의 가사 분담 등 사회의 민감한 문제들을 다루면서 대만에 새로운 ‘미투’(#MeToo) 바람을 일으켰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라이페이샤는 드라마 마지막에 총통에 당선된다.
전문가들은 사업가 출신의 궈타이밍이 젊은 층에 호감을 얻기 위해 라이페이샤를 지명했다고 분석했다. 궈타이밍은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 폭스콘의 설립자다.
내년 치러지는 대만의 대선은 현재 4파전으로 진행 중이다. 여당인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이 1위를 달리고 있고, 야권에선 제1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 신베이시장,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전 타이베이시장이 출마한 상태다. 앞서 국민당 총통 후보 경선에서 허우유이에 패한 궈타이밍은 지난달 28일 “대만이 우크라이나가 돼서는 안 된다. 내게 4년이란 시간을 주면 대만 해협에 50년의 평화를 가져오겠다”고 말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권자들은 민진당을 ‘반중’, 국민당을 ‘친중’, 민중당을 ‘중도’로 인식한다. 궈타이밍도 친중 인사로 분류된다. 현지 전문가들은 총통 선거가 4파전으로 치러질 경우 라이칭더의 승리가 거의 확실해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는 내년 1월 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며, 당선자는 내년 5월 20일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의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