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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김정은 방러설, 더욱 필요해진 동북아 정세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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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인도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5일 출국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인도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5일 출국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윤 대통령 “한·일·중 협력 다시 궤도에 올려 놔야”

한·중 관계 관리 통해 북·러 밀착 견제 계기 삼아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어제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동포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5박7일 동안 인도네시아와 인도에서 양자 및 다자회의를 통해 한국과 아세안의 연대를 강화하고 ▶글로벌 책임외교 구현 ▶부산 엑스포 유치 총력전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미·일, 그리고 유럽연합과의 협력 강화에 외교 역량을 집중했다. 신냉전으로 불리는 국제정세 흐름 속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진영 외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굳건한 안보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지난달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역사적 성과도 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계기로 우군을 늘리려는 외교 노선의 다변화를 추구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일간지 ‘콤파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한·일·중 3국 간 협력도 다시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며 중국과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한·미·일 3국 간 협력이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거나 특정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도 했다. 한·미·일 협력 못지않게 중국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에 윤 대통령은 그간엔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지난 5월 2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에 대한 (대북)제재에 (중국이) 전혀 동참하지 않으면서 우리보고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가”라고 했던 게 대표적이다.

중국은 외교, 군사, 경제적으로 미국과 경쟁 구도를 취하고 있지만 아시아에선 핵심 행위자다. 동시에 북한의 ‘거대한 뒷배’이자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던 이유다. 중국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드러낸 윤 대통령의 전향적인 언급은 매우 바람직하며 환영할 일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머지않은 시점에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자주와 주체를 강조하던 북한이 러시아, 중국 등과 연합훈련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북한이 한·미·일 협력에 맞서 러시아와 중국에 손을 내밀면서 동북아 정세는 더욱 요동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초점을 맞춰 왔던 한·미·일의 군사 전략 역시 복잡한 고차방정식에 직면할 수 있다.

다행스러운 건 북한과 러시아의 밀월 속도전에 비해 중국이 아직까지는 조절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달 단체관광객의 한국 방문도 허용했다. 한국 입장에선 중국을 통한 실리외교의 공간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의 전향적인 입장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으로 이어져 동북아 정세를 안정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