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오후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가 소련공산당 활동 이력 등을 이유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홍범도 장군의 전체 삶이 아니라 후반부의 삶으로 아주 좁혀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실장은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과가 있는 역사적 인물에 대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만 부각되는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되며 우리 정치권에서 제대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 질의를 받고 이같이 답했다.
조 실장은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의 공적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유시 참변’ 이후의 삶과 육사라는 아주 특수한 기관에서 육사 생도들이 매일 경례하며 롤모델로 삼아야 할 분을 찾는 기준, 이 두 가지가 잘 맞겠느냐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검토하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국방부는 자료를 배포하고 ‘자유시 참변’을 언급한 바 있다. “자유시 참변 사태는 1921년 6월에 자유시에서 무장해제를 거부한 독립군이 공격당한 사건을 말하는데, 홍범도 장군은 순순히 무장해제하는 편에 섰다는 평가가 있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 혼란이 초래된다는 서 의원의 지적에 조 실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방부에서 그런 점들을 고려해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2018년에 흉상을 세우기 전에 이런 부분들이 다 걸러져서 의견수렴이 됐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충분히 논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안보실이나 대통령실에서 어떻게 하라고 하는 지침을 주거나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무부 장관인 국방부 장관이 상황과 진실과 여러 여론을 수렴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온당하겠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