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분단의 현실에서 공산 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들은 허위 조작, 선전 선동으로 자유사회를 교란시키려는 심리전을 일삼고 있으며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위원과의 통일대화’에서 “이게 바로 공산 전체주의의 생존 방식으로, 인접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발전하면 사기적 이념에 입각한 공산 전체주의가 존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이념이 제일 중요하다” “철 지난 사기 이념에 우리가 매몰됐다”며 전임 문재인 정부와 야당을 거세게 비난한 데 이어 ‘이념’ 발언을 이어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연찬회에서 사전 원고 없이 ‘3400자 즉흥 연설’을 통해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철학이 이념”이라며 “협치, 협치 하는데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한다. 엉뚱한 생각을 하고 뒤로 가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평소 윤 대통령의 소신과 철학을 그대로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모들과 국무위원은 골프와 이념을 빗댄 윤 대통령의 지난 5월 국무회의 발언도 소개했다. “우리나라는 골프로 치면 300야드를 날릴 실력이 있는데 공이 날아가는 방향이 잘못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이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확실한 원칙이 없는 기회주의적 행태를 가장 멀리한다”고도 했다.
최근 정율성 역사공원, 홍범도 장군 흉상,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은 중국 인민해방군과 북한 조선인민군 군가를 작곡한 정율성 기념공원을 만드는 데 대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우려한 바 있다. 연찬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세력과는 싸울 수밖에 없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대전현충원 홍범도 장군 묘역을 참배한 뒤 “통합을 도모하지는 못할망정 끊임없이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갈등을 조장한다”고 반박했다.
여당에서도 이념 드라이브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현장에선 당이 오른쪽으로 쏠린다는 지적이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