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미래 성장동력 지원 더 적극적으로 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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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연구·개발(R&D) 제도 혁신방안과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연구·개발(R&D) 제도 혁신방안과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첨단산업·R&D 예산 기대 못 미쳐

내년 예산안에서 경제계가 주목했던 것은 성장동력과 관련된 내용일 것이다. 중국 경제의 후퇴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기업 환경이 크게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번에 정치적인 보조금과 이권 카르텔 예산 삭감을 통해 구조조정한 지출 규모가 23조원이다. 이렇게 절감한 재원을 약자복지의 실현 등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 지원하겠다는 것이 정부 발표였다. 그러나 정부 구상이 충분한지는 미지수다. 일례로 반도체·2차전지·디스플레이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7곳에 민간 투자 614조원을 유치하는 마중물로 책정된 내년 예산은 4000억원이고, 그마저 인력 양성 용도가 2778억원이다.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리쇼어링)하는 기업 지원책도 국가 첨단전략기술 분야에 한해 투자금의 최대 50%를 지원한다는 것인데, 이 정도로 기업 리쇼어링을 북돋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14년 해외진출기업복귀법 제정 이후 올 상반기까지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137개다. 반면에 2014~2021년 미국의 유턴 기업은 누적 6800개가 넘는다.

연구개발(R&D) 예산이 16.6%나 깎인 것도 논란의 여지가 큰 대목이다. 특히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인 기초연구 예산이 6.2% 삭감된 것에 대해 연구계의 우려가 크다.

세계 각국은 지금 과감한 재정 투입으로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으로 산업 지도를 확 바꿔놓은 미국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투자 시 세제혜택 측면에서 대만이 한국보다 낫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이 사활을 걸고 신수종 사업을 키우듯 정부 역시 성장동력 육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