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소차 운영 최적 경로 분석을 연구하는 한민지 서울디지털재단 선임직원은 본격적인 데이터 업무를 분석하기 전에 한숨부터 나온다. 불완전 데이터를 가공하는 정제 작업에 분량이 많고 상당한 시간이 걸려서다. 청소차 경로 분석 연구도 초미세먼지 측정 데이터 163만개와 청소차 운영 데이터 300만개를 가공했다.
하지만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업무에 적용하면서 달라졌다. 데이터 정제에 소모하는 시간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한민지 선임은 “동일한 일만 반복해야 하는 데이터 정제 업무가 줄어든 덕분에 데이터 분석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 보다 깊이 있는 분석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챗GPT 활용하는 서울시 풍경
서울시·서울디지털재단이 챗GPT를 활용한 생성형 AI를 도입해 지자체 업무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이는 AI가 패턴을 학습·추론해 새로운 콘텐트를 만들어내는 서비스다.
실제로 빅데이터를 관리하는 서울디지털재단은 올해 상반기 10개의 빅데이터 분석 업무별로 각각 100만~500만개 데이터를 정제했다. 평소 같으면 두 달 가까이 걸렸을 만한 일이지만, 챗GPT 덕분에 데이터 정제·가공 시간을 2주일 안팎으로 축소할 수 있었다.
챗GPT 사용 전에는 담당자가 한 줄 한 줄 입력하던 코딩 작업을 키워드 몇 개만 입력하면 해결할 수 있어서다. 예컨대 ‘시간 데이터 변환, 칼럼 명 변경, 이종 데이터 결합법을 R 스튜디오 코드로 알려줘’라고 명령하면 챗GPT는 적절한 코딩 결과를 도출한다. R 스튜디오는 통계 분석에 특화한 프로그래밍 언어(R)를 다룰 수 있게 지원하는 통합 개발 환경이다.
생성형 AI로 업무 생산성 향상
생성형 AI는 지자체 공무원의 일상 업무도 지원한다. 대표적인 것이 사내 게시판에 부착하는 포스터나 관련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활용하는 사례다. 실제로 서울시는 AI가 웹에서 간편하게 이미지를 생성하는 ‘크레용AI’를 활용해 저작권에 저촉받지 않는 이미지를 생성한다.
또 AI 관련 최신 해외 동향을 탐색·요약하기 위해서는 ‘빙챗’이라는 생성형 AI를 이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공하는 AI 검색엔진인 빙챗은 챗GPT보다 최신 정보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새로운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생성형 AI 도움을 받고 있다. 서비스 기획·발굴 단계에서 예측할 수 있는 효과를 생성형 AI에 문의하는 방식이다.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생성형 AI는 잘 활용하면 업무 생산성을 제고한다는 의의가 있다”며 “주택·복지·민원·교육 등 서울 시정 전반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다양한 서울시 공공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