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비(非)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 사기와 역전세난으로 전세 기피 현상이 이어진 탓에 주택 수요자들이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서는 월세를 선호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불러온 현상인 셈이다.
23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서울 비아파트(단독·다가구 및 연립·다세대)의 전·월세 거래량은 16만2192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월세는 9만7801건, 전세는 6만4391건으로 월세 비중이 60.3%였다. 서울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60%를 넘은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1~7월 기준) 이후 처음이다. 이 비중은 2021년 46.4%, 지난해 54.4%로 해마다 늘고 있다.
지역의 집값 수준에 상관없이 서울 전역에서 월세 선호가 두드러졌다. 비아파트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관악구(69.5%)였다.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 1만4691건 중 4480건이 월세였다. 그 뒤를 노원구(69.3%), 종로구(66.7%), 동대문구(66.3%), 동작구(66.2%) 등이 이었다.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구(64.5%)와 송파구(60.7%)도 월세 비중이 60%를 넘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소폭 줄었다. 지난해 1∼7월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42.5%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41.5%로 1년 새 1%포인트 감소했다. 전체 전·월세 거래(15만8973건)에서 월세 계약이 6만6016건이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 사기로 전세의 안전성과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비아파트 시장에서는 월세 비중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 비아파트의 전세 수요는 서울 소형 아파트나 경기도 아파트 전세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