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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전세사기에 울며 겨자먹기…임차인 '셀프 낙찰'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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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부동산 경매. 중앙포토

서울중앙지법 부동산 경매. 중앙포토

역전세난과 전세 사기 등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경매로 넘긴 주택을 직접 ‘셀프 낙찰’ 받은 경우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가 잇따라 유찰되면서 임차인이 울며 겨자 먹기로 해당 주택을 매수한 것이다.

22일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도권에서 임차인이 직접 거주하던 주택을 낙찰받은 경우는 총 17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8건)보다 98%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전체 임차인 셀프 낙찰 건수(168건)보다도 많다.

특히 역전세난과 전세 사기 피해자가 많았던 인천에서는 지난해 1∼7월 임차인 셀프 낙찰이 6건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7월까지 총 37건으로 517% 증가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29건에서 올해 53건으로 83%, 서울은 지난해 53건에서 올해 84건으로 58% 각각 늘었다.

실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있는 경우 경매 낙찰자가 낙찰금액 외에 임차인의 보증금까지 모두 변제해줘야 하는 탓에 경매가 유찰되는 경우가 많다. 유찰 횟수가 늘어날수록 경매 종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지체되기 일쑤다. 끝내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임차인은 직접 해당 주택을 매수해 피해를 줄일 수밖에 없다.

실제 빌라 세입자 A씨는 지난 17일 자신이 경매에 넘긴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빌라가 4회 연속 유찰되자 결국 5회차 경매에서 해당 주택을 직접 낙찰받았다. A씨의 낙찰가는 감정가 2억5500만원의 반값인 1억3560만원(감정가의 51%)이지만, 집주인으로부터 5000만원이 넘는 나머지 보증금을 따로 받을 길이 없어 결국 자신의 보증금(1억9000만원)으로 해당 주택을 경매받은 셈이다. A씨처럼 임차인이 살던 집을 경매에 넘겼다가 자신이 직접 낙찰받는 경우가 급증하는 추세다.

역전세난과 전세 사기 여파로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살던 집을 경매에 넘기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임차인이 경매 신청한 수도권 주거시설의 경매 진행 건수는 올해 1월 52건에서 5월에는 142건, 6월에는 241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일부 아파트는 전셋값이 오르며 역전세난 부담이 줄어드는 분위기지만 경매 신청부터 입찰까지 약 6개월간의 시차가 있어서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를 위한 주택 경매 신청과 셀프 낙찰 건수는 당분간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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