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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주담대 잔액 또 역대 최대…가계 빚 9.5조 증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올 2분기 가계 빚(가계대출+신용카드 등 외상거래, 이하 가계신용)이 고금리 상황에서도 9조5000억원 늘어 3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2021년 4분기(17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같은 ‘가계신용’ 규모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커지는 것이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규모가 크거나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잠정 가계신용 자료에 따르면, 2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748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 1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1조원이 줄어드는 등 2022년 3분기부터 꾸준히 감소했는데, 4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된 것이다.

이는 역대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갈아치운 주택담보대출 영향이 크다. 2분기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31조2000억원으로 1분기 말 기록했던 최대 기록(1017조1000억원)을 또다시 경신했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 등으로 주택 거래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개별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났다”며 “다만 주담대 중 전세자금 대출은 수요가 줄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주담대 영향으로 예금은행이 취급한 가계대출은 4조원 늘어 6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보험회사와 카드회사, 공적 금융기관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12조6000억원 늘어 증가 폭이 1분기(10조8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공적 금융기관(주택도시기금, 주택금융공사 등)을 중심으로 1분기에도 두드러진 바 있다. 이는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6조5000억원 줄어 4분기 연속 감소세가 지속했다. 부동산대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외 기타대출은 4조원 줄어 1분기(-15조5000억)에 비해 감소 폭을 줄였다. 특히 기타금융기관의 기타대출이 2조2000억원 늘었는데,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 거래나 보험 약관대출이 두드러진 영향이다. 증권사가 투자자의 자산이나 신용을 바탕으로 하여 돈을 빌려주는 것을 뜻하는 '신용공여'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증가했다.

신용카드 등 외상(신용)거래를 집계하는 판매신용은 113조9000억원으로 6000억원 줄었다. 한은은 “할부금융 리스크 관리 강화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계절 요인으로 신용카드 이용 규모가 증가해 감소세가 둔화했다”고 짚었다.

이에 '가계신용'은 고금리 등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3조6000억원)와 올해 1분기(-14조3000억원)엔 감소세를 그리다 3분기 만에 반등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하는 가운데 가계신용이 2분기 들어 훌쩍 뛰자 금융당국은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가계 빚이 과도하게 누적되면 원리금 상환 부담에 민간소비가 위축되는 등 성장 흐름이 약화할 수 있어서다. 다만 가계신용을 전년 동기 대비로 분석하면 2분기 연속 감소추세다. 올 2분기 가계신용은 지난해 2분기 말(1868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5조 6000억원 적어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 팀장은 “(이번 가계신용 증가액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작지 않은 규모이고 최근 다시 증가로 전환된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행과 정부 등 관계 당국에서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더 높아지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금융당국이 은행별 대출 실태 점검에 나서는 등 대응하고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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