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한·미·일 전방위 협력 질적 도약…과제도 만만찮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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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국 정상회의, ‘캠프 데이비드 정신·원칙’ 채택

한·일 변수 관리, 북·중·러 반발에도 대비해야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역사적 이정표가 될 합의를 발표했다. 세 정상은 향후 3국 협력의 비전과 이행 방안을 담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공동성명 형식으로 채택하고, 협력의 지침이 될 ‘캠프 데이비드 원칙’도 채택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3국 정상회의를 정례적으로 열고, 3국 군사훈련을 연례적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은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의 틀 속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3국 안보 협력을 추진해 왔다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자 틀’이라는 새로운 안보 협력 체계가 갖춰졌다. 안보 공조에 ‘퀀텀 점프’(질적 도약)가 일어났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한·미·일 준(準)군사동맹’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한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미·중 패권 경쟁의 심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등 달라진 지정학과 안보 환경에 대한 대응의 성격이 강하다. 실제로 한·미·일 정상은 이번에 “3국 안보 협력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고 증강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3국 정상은 북한에 대해서는 군사행동을 규탄하면서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천명했다. 그러면서도 전제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촉구한 것은 북한을 일방적으로 궁지에 몰지 않겠다는 수위 조절로 보인다. 또 중국을 직접 거명하며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며 양안(兩岸) 문제의 평화적 해결도 촉구했다. ‘무력에 의한 양안 현상 변경 반대’ 표현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중국을 고려한 윤 대통령의 입장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정상회의 의제는 외교·안보에 국한하지 않고 전방위에 걸쳐 이뤄졌다. 경제·통상·기술·에너지 및 공급망 협력을 넘어 우주·사이버·인공지능(AI)까지 다뤘다. 특히 3국 재무장관 회의를 처음 신설한 것이 눈에 띈다.

다채로운 정상회의 합의가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지려면 과제와 걸림돌도 만만찮다. 3국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서 “한·미·일이 하나가 될 때 우리는 더 강하다”고 입을 모았다. 3국의 긴밀한 공조를 위해서는 다소 약한 고리로 지목돼 온 한·일 관계가 앞으로도 원만하게 굴러가야 한다. 더 큰 리스크는 북·중·러의 반발 우려다. 당장 21일 시작하는 한·미 을지프리덤실드(UFS) 야외 기동훈련 중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중국 신화통신은 어제 “긴장을 조성한다”며 한·미·일 정상회의를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최근 한·미·일에 유커(단체관광객) 규제를 푼 중국이 다시 강경한 태도로 나올지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