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 2국〉 ○ 변상일 9단 ● 최정 9단

장면 4
장면④=변상일은 강한 기사다. 나이는 26세로 최정보다 한 살 어리다. 이 바둑 이전에 최정과는 5번 만나 모두 이겼다. 아마 그는 신진서 외엔 무서운 상대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나 이 판은 신기했다. 이 판에서 그는 줄곧 마음속의 괴물과 싸워야 했다. 두고두고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흑4로 이었을 때 백 앞에 두 갈래 길이 나타났다. A와 B인데 하나는 꽃길이고 다른 하나는 가시밭길이다. 과연 변상일의 선택은 무엇일까.

AI의 추천
◆AI의 추천=AI는 백1로 연결하는 것이 꽃길이라고 한다. 참 쉽다. 그러나 이수는 흑4라는 엄청난 실리에 눈을 감아야 한다. 백5도 실리보다 두터움을 강화하는 수인데 실전에서 이렇게 편하게 두기는 매우 어렵다. 세상만사 지나고 보면 쉽지만 현금에 눈감기만큼 어려운 것도 또 없다.

실전진행
◆실전진행=변상일 9단은 백1을 선택했다. 실리도 크려니와 이렇게 넘어두면 흑도 미생이다. 조금 괴로울지도 모르지만 충분히 전투할만하다고 판단했다. 최정 9단은 눈앞이 환해졌다. 흑2로 머리를 내밀고 흑6의 요소를 점령한다. 다음 수가 착착 보이는 바둑이 됐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