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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도전정신 실종된 한국영화, 반항심에 연출 결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15일 개봉하는 영화 ‘보호자’는 배우 정우성이 연출했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15일 개봉하는 영화 ‘보호자’는 배우 정우성이 연출했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30년 차 배우 정우성(50)이 감독 데뷔했다. 15일 개봉하는 ‘보호자’는 2000년 그룹 G.O.D의 뮤직비디오로 연출에 도전했던 그가 ‘킬러 앞에, 노인’(2014) 등 단편영화·광고를 연출한 지 23년 만에 내놓는 첫 장편 감독작이다. 출연 제안받은 작품의 감독까지 맡게 됐다.

10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연출 준비를 해오던 중 ‘보호자’가 타이밍이 맞았다”며 기존 한국영화에 대한 “반항심”을 연출 계기라고 밝혔다.

“왜 이렇게 많은 한국영화가 레퍼런스(비슷한 작품 선례)를 다시 촬영해 붙여놓은 듯한 영화를 내놓고 ‘상업적’이란 수식어를 붙이는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식이 어느 순간 왜 상실된 느낌인지 영화인으로서 고민했다”는 그는 “흔히 재생산되는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를 연출하며 감독으로서 저의 관점, 태도를 관철하는 것도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출부에 처음 감독으로서 내린 지시가 ‘레퍼런스 모으지 말라’였다”고 했다. ‘정우성스러운 연출’을 찾아갔다는 설명이다.

주인공 수혁은 10년 만에 출소해 딸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처음으로 ‘평범하고 좋은 아빠’를 꿈꾼다. 과거 몸담았던 폭력조직 세력의 살해위협 속에 ‘평범함’의 결핍을 채우려 발버둥 친다. ‘보호자’는 액션 누아르 장르의 전형적인 줄거리를 쫓는다. 진중한 주인공과 극단적으로 과장된 악당 간의 불협화음이 어느 순간 장르 자체의 풍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전날 언론 시사 후 간담회에서 “처음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단 한 번도 누아르라 생각지 않았다. 각 인물의 결핍에서 오는 의도치 않은 행위의 파장이 계속되는 이야기, 서로 소통되지 않는 캐릭터의 블랙코미디”라 소개했다.

‘보호자’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등 배우로서 진지한 이미지와 다른 정우성의 결을 내비친 작품이다. 정우성은 “제가 진지한 면이 있지만 웃음도 중요하다. 즐기지 않고 일로만 느꼈다면 이 일을 지속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닝맨’ ‘SNL’ 등 예능 출연도 영화 홍보는 핑계고 다른 모습으로 팬과 소통하는 기회로 즐겼다”고 했다.

‘보호자’는 15일 광복절 유해진 주연 코미디 ‘달짝지근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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