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내가 갤러리 샀다, 한의사 남편의 ‘신의 한 수’

  • 카드 발행 일시2023.08.09

그림 그리면 밥 먹고 살기 어렵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부모님 뜻을 거스르진 않았다. 그러나 중학교 때 그림 그리며 느꼈던 즐거움이 쉽게 잊히지도 않았다. 대학 졸업 후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그가 붓을 들고 그림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84년. 2년간의 짧은 교사 생활을 접고 한의사 남편과 결혼한 후였다.

어느 예술가의 사연이 아니다. 인생은 그렇게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대구에서 미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해 ‘큰 손 컬렉터’로 이름을 날리고, 2006년부터 화랑을 운영해온 안혜령 리안갤러리 대표 얘기다. 대구에서 출발한 갤러리는 2013년 서울 분점까지 냈고, 해마다 해외 굵직한 아트페어에서 한국 작가를 내세워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당신이 직접 그리지 말고 전시회 가서 완성된 작품을 사보라.

이 남편의 권유가 그의 인생에 ‘신의 한 수’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그의 ‘덕후’ 기질에 중간은 없었다.

대구 자택의 안혜령 리안갤러리 대표. 알렉스 카츠의 초대형 회화 '매그놀리아'(맞은편 벽)와 프란츠 웨스트의 조각, 그리고 오른쪽 벽으로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약장'이 보인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대구 자택의 안혜령 리안갤러리 대표. 알렉스 카츠의 초대형 회화 '매그놀리아'(맞은편 벽)와 프란츠 웨스트의 조각, 그리고 오른쪽 벽으로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약장'이 보인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