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때려 넣더니 돌변했다…‘웹3’ 외치는 일본이 믿는 것

  • 카드 발행 일시2023.08.04

Today’s Topic,
미국도 규제 나서는데… 일본은 왜 ‘블록체인 킹덤’ 노리나

“웹3는 기존 인터넷의 틀을 변화시켜 사회변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갖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말입니다. 그는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3’ 콘퍼런스 ‘웹엑스(WebX) 2023’에 이 같은 내용의 축전 영상을 보냈습니다. 이 행사에 참석했던 한국 기업인들은 “우리 식으론 윤석열 대통령이 블록체인 행사에 축하 영상을 보낸 격 아니냐”며 놀라워했습니다.

‘갈라파고스’의 끝, 아날로그 일본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디지털로 가긴 가는데, 모바일은 건너뛰고 바로 웹3의 세상으로 간다고 합니다. 총리까지 나서서 웹3로 새로운 자본주의를 만들겠다네요. 웹3가 뭐길래 일본이 군침을 흘리는 걸까요. 미국도, 한국도 가상자산 시장과 ‘거리두기’ 중인 이때, ‘슬로 스타터’ 일본이 품은 야심을 들여다봅니다.

💬목차

1. 총리가 ‘웹3’ 외치고, ‘웹3 장관’까지?
2. 일본 웹3 강점 ① 미국보다 유리한 점
3. 일본 웹3 강점 ② IP 자산도 많네
4. 무조건 천국? 알아야 할 것은

한호정 디자이너

한호정 디자이너

1. 총리가 ‘웹3’ 외치고, ‘웹3 장관’까지?

기시다 총리는 웹엑스에 보낸 축전 영상을 통해 “웹3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일환”이라며 “웹3로 콘텐트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공언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여당인 자민당 인사에 오사카 지사까지 정치권 인사들도 출동했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축전 영상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라고 합니다. 앞서 지난 6월 열린 IVS 크립토(헤드라인 재팬 주최) 같은 웹3 행사에도 나타났다고 하네요. 일본 정부가 앞장서 ‘웹3 굴기’에 나선 이유, 뭐냐면요.

◦ 잠깐, 웹3가 뭔데?: 웹1.0은 웹에 올라온 자료를 읽고 검색하던 시기를 말합니다. 이메일·웹사이트가 대표적인 예죠. 우리가 익히 아는 인터넷·소셜미디어(SNS)는 웹2.0입니다. 사용자가 정보를 직접 생산·공유하고, 쌍방향 소통도 가능한 게 특징이죠. 페이스북이나 유튜브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다만, 플랫폼에 데이터와 부(富)가 집중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정보의 소유권이 플랫폼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게 웹3(또는 웹3.0)입니다. 참여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소유하고, 보상도 받을 수 있는 탈중앙화 인터넷을 뜻하네요. 정부·대기업 등이 독점하던 데이터 주권을 개인에게 돌려주자는 철학이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의 기술이 웹3를 이루는 근간입니다.

◦ 웹2 놓친 일본, 이번엔: 기시다표 경제 성장의 캐치프레이즈는 ‘신(新)자본주의’, 잃어버린 30년을 되찾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에요. 이 전략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에는 “블록체인 기술과 웹3 세제를 포함한 환경 정비를 진행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웹2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모바일 부문에서는 이미 뒤처졌지만, 웹3 시대 패권 경쟁에선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게 일본의 복안입니다.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김성호 파트너는 “일본은 미국, 한국 등이 인터넷·모바일 산업에서 많은 스타트업을 배출하는 동안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며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많이 남아 있는 웹3 산업에서는 우위를 점하고자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