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물가상승률 두달 연속 2%대…한은 "8월부터 3% 안팎 등락"

중앙일보

입력

7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상승하는 데 그쳤다.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6개월 연속 둔화 추세를 이어갔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5.2%) 전달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뒤 6개월간 4.8%→4.2%→3.7%→3.3%→2.7%→2.3%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6월·7월 2%대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5.9% 하락하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경유(-33.4%), 휘발유(-22.8%), 등유(-20.1%), 자동차용 LPG(-17.9%) 물가가 모두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가 들어간 공업제품과 전기·가스 상승률도 함께 둔화하면서 물가상승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라고 말했다.

폭우 영향에도 채소류 물가상승률↓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크게 오른 상추 대신 알배추를 고르고 있다. 뉴스1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크게 오른 상추 대신 알배추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0~28일까지 이어진 집중호우 피해로 물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던 농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3% 오르는 데 그쳤다. 타격이 컸던 상추·시금치 등 채소류는 지난달보다 7.1% 올랐지만, 전년도와 비교하면 오히려 5.3% 하락했다.

김보경 심의관은 “지난해 폭염으로 채소류 물가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기저효과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채소류는 등락이 심해 물가를 세 차례 나눠 조사하는데 마지막 세 번째 조사 때 (폭우 영향이) 나타나 등락률이 낮게 나온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8월 조사 때 폭우 피해 부분이 추가로 반영될 경우 채소류 물가 상승률이 올라갈 수 있다.

석유류·농산물 제외해도 물가 둔화 추세

지난달 7일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서울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운전자가 주유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7일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서울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운전자가 주유를 하고 있다. 뉴스1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작년보다 1.8% 상승하며 2021년 2월(1.7%) 이후 29개월 만에 1%대로 내려앉았다. 다만 식품 부문은 4.1% 올라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일시적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빼더라도 물가 오름세는 둔화 추세다.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집계하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보다 3.9%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의 상승률도 3.3%를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치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석유나 가스 같이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제한시킨 게 일부 있어서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지만 이번 결과만 놓고 보면 인플레이션이 거의 잡혔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8월엔 기저효과 없어…한은 “3% 안팎 등락할 것”

다만 이런 물가 둔화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입에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크게 둔화한 건 지난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로 정점을 찍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대로 8월부터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향후 물가 경로 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양준석 교수는 하반기 물가 상승 요인으로 ▶전기·가스 요금 인상 ▶추석 먹거리 물가 상승 ▶이상 기온으로 인한 식량 생산량 변동 등을 꼽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