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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도 흑해 맞불 위협…"러 항구로 가는 선박, 모든 위험 떠안을 것" 경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오데사항 곡물 터미널에 곡물 수출용 벌크선이 정박해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오데사항 곡물 터미널에 곡물 수출용 벌크선이 정박해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남부 항구 도시들에 사흘째 공습을 단행하자 우크라이나가 “우리도 러시아 항구로 가는 흑해의 선박을 위협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가 흑해를 지나는 민간 상선들을 위협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까지 ‘맞불 경고’를 놓으면서 이 지역의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금일 자정 부로 러시아가 통제 중인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은 군용 물자를 수송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며, 이에 따른 모든 잠재적인 위험도 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같은 날 오전 5시부터 흑해 북동부, 러시아와 크림반도 사이의 케르치 해협을 오가는 선박 운항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통행을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이보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흑해를 통행해 우크라이나 항구로 가는 모든 선박에 대해 잠정적으로 군수 물자를 실은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위협에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가 수백만 명을 굶주림으로 몰아 넣고 식량 안보를 망가뜨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달 17일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중단을 통보한 이후 흑해 지역에선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에서 아프리카·아시아로 가는 곡물 수출길이 막히게 되자, 유엔·튀르키예의 중재로 러시아·우크라이나는 민간 상선의 통행은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협정 약 1년 만에 일방적으로 종료를 통보하면서 세계 곡물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WSJ는 “러시아가 곡물 협정 중단으로 국제 식량 가격을 불안정하게 만든 뒤, 자국 곡물을 수출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은 “러시아의 오데사 공습 이후 빵 가격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전역에서 오를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대신 자국 곡물을 수출해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하지만, 그 비용은 개발도상국의 소비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우방국들과 협의해 저장된 곡물을 흑해가 아닌 지상 경로로 운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한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흑해 지역에 기뢰를 심어둔 뒤 이를 빌미로 자작극을 벌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흑해에서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고, 비난을 우크라이나로 돌리기 위한 ‘위장 술책 작전(false flag operation)’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의 올리비아 돌턴 부대변인도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민간 선박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가 여러 곳에서 들어오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주에 이미 우크라이나에 있는 6만t의 곡물이 파괴되면서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목격했으며, 미국은 이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러시아는 “완전한 조작”이라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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