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하루 앞둔 17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미국이 확장억제를 강화할수록 대화는 멀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확장억제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북한이 원하는 건 “전망적인 안전담보체계 구축”이라고 밝혀 대화에 대한 미련도 드러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확장억제 체제를 강화할수록, 군사동맹 체제를 확장할수록 우리를 저들이 바라는 회담탁(테이블)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한·미 당국이 18일 서울에서 NCG 첫 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는 전날 밤 미국 아침 시간대를 노려 담화를 낸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가상적으로 조미(북미)대화가 열린다고 해도 현 미 행정부가 협상탁 위에 올려놓을 보따리라는 것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 따위에 불과할 것은 뻔한 일”이라며 “미국이 합동군사연습의 잠정 중단이나 전략자산 전개의 중지, 가역적인 제재 완화 따위로 우리의 전진을 멈추고 나아가서 불가역적인 무장해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또 “환상적이기는 하지만 설사 미군 철수와 같은 전략적인 속임수를 꺼내 들어도 해외 주둔 미군 무력이 다시 들어오는데 보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것을 모르지 않는다”고도 했다. 주한미군 철수로도 비핵화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그동안 거론되던 비핵화 반대급부의 잣대를 더욱 높여 잡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 부부장이 직접 주한미군 철수를 ‘환상적인 옵션’이라고 거론한 것은 역설적으로 이에 대한 미련을 나타낸 거란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