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케어에 뇌MRI 10배 폭증"…단순 두통땐 건보 적용 안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장면. [중앙포토]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장면. [중앙포토]

앞으로 단순 두통이나 어지럼 증상으로 뇌·뇌혈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으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17일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의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 개정 방침을 밝혔다. 개정된 고시는 의료 현장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된 고시에 따르면, 뇌출혈, 뇌경색 등의 뇌질환이 의심된다고 의사가 판단한 두통·어지럼에 대해서만 MRI 검사 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단순 편두통, 만성 두통 등 진료의가 의학적으로 MRI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했으나, 환자의 희망에 따라 검사가 이뤄진 경우는 건강보험 대상에서 제외된다.

복지부는 두통의 경우 ▶생애 처음 겪어보는, 벼락 맞은 듯 극심한 ▶번쩍이는 빛, 시야소실 등을 동반 ▶콧물, 결막 충혈 등을 동반하고 수일 이상 지속 ▶기침, 배변 등 힘주기로 악화되는 두통 등을 뇌질환이 의심되는 두통 유형으로 명시했다. 어지럼의 경우 ▶특정 자세에서 안구 움직임 ▶걷기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움 ▶갑자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음 등의 변화를 동반한 경우가 뇌질환 의심 어지럼 유형에 포함됐다.

보건복지부가 밝힌 '뇌질환 의심 두통 및 어지럼 유형'. 사진 복지부

보건복지부가 밝힌 '뇌질환 의심 두통 및 어지럼 유형'. 사진 복지부

다만 이같은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MRI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진료의 판단에 의한 검사 시에만 보험이 적용된다. 기존에 뇌질환이 확진됐거나, 신경학적 검사(뇌신경 검사, 사지운동기능 검사 등)에서 이상 소견을 받은 경우에도 기존과 같이 MRI 검사를 보험으로 보장한다.

“불필요한 검사 남용돼…건보 내실화할 것”

복지부가 MRI 검사에 대한 건보 적용 기준을 강화한 것은 지난 2월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에 따른 것이다. 지난 정부가 이른바 ‘문재인 케어’라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펴면서 보험이 적용되는 MRI 검사 이용이 급증했고, 이는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복지부에 따르면 건보 적용 MRI 연간 촬영건수는 2016년 126만건에서 2020년 553만건으로 급증했고, MRI·초음파 검사비는 건보 적용 전인 2018년 1891억원에서 2021년 1조8476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뛰었다. 두통‧어지럼에 대한 뇌 MRI 진료비는 2017년 143억원에서 2021년 1766억원으로 4년 사이 1135% 증가했다.

이에 복지부는 전문의학회가 참여하는 급여기준개선협의체를 통해 의학적 필요도를 기준으로 급여 기준 개정안을 마련해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5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뒤 행정예고를 거쳐 확정됐다. 복지부는 이밖의 건보 재정 누수 요인도 지속적으로 점검해 개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정윤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MRI 등 고가의 영상검사에 대한 급격한 보장성 강화로 일부 불필요한 검사가 남용된 측면이 있다”며 “이번 고시 개정을 통해 고가 영상검사는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건강보험으로 보장될 것이다. 이를 통해 절감된 재정은 중증·필수 의료 등의 분야에 투입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을 내실화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