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콕 집어 "불법"…정부, 민주노총보다 세게 때린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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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7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긴급 노사관계 상황 점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7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긴급 노사관계 상황 점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3일부터 전국적인 민주노총 총파업이 전개된 가운데 정부가 5년 만에 파업에 동참하는 현대차 노조를 향해 “명백한 불법”이라고 경고했다. 합법적인 파업을 위한 쟁의권을 확보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8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오는 12일 총파업대회에 들어갈 계획이다. 금속노조에 속한 현대차 노조도 2018년 이후 5년 만에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12일 오전·오후 출근조가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긴급 노사관계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현대차 노조의 파업 동참은 노동조합법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이므로,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을 향해선 ‘정치 파업’이라며 투쟁을 중단하라는 수준의 촉구에 그친 것과 달리, 현대차 노조를 콕 집어 비판 수위를 높인 것이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행진 도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행진 도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쟁의권 확보·찬반투표 거쳐야 합법 파업”

노조법상 쟁의권 없이 파업에 들어가면 불법이다. 쟁의권 확보를 위해선 우선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중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조정중지 결정이 나와야 한다. 또한 내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고용부는 현대차 노조가 이 2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 장관은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정년 퇴직자의 신차 구입할인 혜택 확대 등 무리한 요구조건을 내세워 사회적으로 비판받고 있다”며 “그 임단협이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노조법에서 규정한 쟁의권 확보 절차를 무시하고 12일 파업에 동참할 것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노조 “상급단체 결정 따르는 것…쟁의권 필수 아냐”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결의된 내용으로 금속노조가 파업 지침을 내렸고, 현대차 지부는 이를 따라가는 형식인 만큼 쟁의권이 필요 없다”며 “쟁의권이 필요한 임단협 관련 파업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별도의 쟁의권 확보 계획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고용부는 현대차 노조가 끝까지 쟁의권 없이 12일 금속노조 파업에 동참하면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고용부는 지난 5월 쟁의권 없이 파업에 동참한 기아 노조 등을 대상으로 불법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쟁의권 미확보, 찬반투표 미시행 등 각각의 행위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며 “총파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 노조의 파업 동참이 노조법상 쟁의행위인지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만큼 법정 다툼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노동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의 논리는 근로조건에 대한 쟁의가 아닌 일반적인 집단행동이기 때문에 노조법에 따른 쟁의권 확보가 필수적이지 않다는 것”이라며 “아직 확실하게 정립된 판례가 없기 때문에 향후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장관 “공무원·교원, 정치 파업 참여 안돼”

아울러 이 장관은 공무원·교원 노조가 이번 파업에 참여해선 안 된다고도 촉구했다. 이 장관은 “우리 사회의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공익을 실현해야 하는 공무원과 교원이 이번 민주노총 파업·집회에 동참한다는 점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익을 실현해야 할 공무원과 교원이 본분에 맞지 않거나 근로조건과 관련 없는 집단행동을 하는 등 불법행위에 가담하지 말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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