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과장 광고 칼 빼든 공정위…'1위 해커스' 부터 잡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공무원을 비롯해 공인중개사 등 각종 자격증과 취업 시험을 가르치는 해커스 학원이 거짓‧과장 광고로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단기 합격 해커스’와 같은 광고를 거짓 광고로 판단하면서 수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성인 교육업체에 대한 제재를 마친 공정위의 다음 목표는 입시 사교육업계다. 에듀윌·해커스 등에 대한 제재를 마친 만큼 입시업계의 허위·과장 광고 조사에도 탄력이 붙을 예정이다.

‘1위’ 광고, 입증 못 해 위법

교육업체 해커스의 ‘공무원‧공인중개사 1위’ 버스 광고. 1위는 크게 쓰고, 그 근거는 작게 기재해 인식하기 어렵도록 했다.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교육업체 해커스의 ‘공무원‧공인중개사 1위’ 버스 광고. 1위는 크게 쓰고, 그 근거는 작게 기재해 인식하기 어렵도록 했다.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27일 공정위는 해커스를 운영하는 챔프스터디의 거짓‧과장 광고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86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해커스는 버스‧지하철과 인터넷 등에 ‘공무원 1위’, ‘공인중개사 1위’와 같은 문구로 광고를 해왔다. ‘1위 해커스’라는 문구는 굵은 글씨로 커다랗게 써서 광고했다. 한 언론사의 품질만족도 조사 1위가 그 근거였는데 이는 전체 광고 면적의 5% 내외로 작게 기재했다. 광고 소비자가 1위라는 문구만 인식할 수 있도록 기만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최단기 합격 1위’라는 광고 문구도 문제가 됐다. 해커스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최단기 합격이라는 문구로 광고를 해왔는데 공정위는 객관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커스는 한 언론사의 대학생 선호브랜드 최단기합격 부문에 선정됐다는 사실만으로 수강생 합격 소요 기간이 가장 짧은 것처럼 광고했다. 실제 수강생 합격 소요 기간에 대해선 조사가 이뤄진 적도 없다. 외부 기관으로부터 수상‧선정되고, 그 의미를 실제와는 다르게 광고한 교육업체에 대한 제재는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업체 해커스의 ‘최단기 합격 1위’ 온라인 광고. 수강생의 합격까지 소요기간이 가장 짧다는 객관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 했다.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교육업체 해커스의 ‘최단기 합격 1위’ 온라인 광고. 수강생의 합격까지 소요기간이 가장 짧다는 객관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 했다.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부당광고, 입시 사교육업계 정조준

지난해엔 에듀윌의 ‘합격자 수 1위’, ‘공무원 1위’ 광고에 대해 제재한 데 이어 해커스 광고까지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성인‧대학생 대상 교육업체가 줄줄이 과징금을 물게 됐다. 교육업체에 대한 제재 사례가 쌓인 만큼 입시 학원계의 유사한 행위에 대한 공정위 조사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1위’라는 문구의 광고를 할 때 객관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게 명확해지면서다.

공정위는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에 접수된 부당 광고 사례를 교육부에서 넘겨받아 법 위반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다. 자체적으로도 입시 학원의 광고를 점검 대상으로 올리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의대 합격생 배출 1위’, ‘킬러 문항 적중률 1위’와 같은 광고 문구가 주 타깃이다. 해커스와 마찬가지로 1위라는 객관적 근거를 입증하지 못 하면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관련 매출액 최대 2%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교육부 등 관계기관과 협업을 통해 표시광고법 위반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