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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마지막 '1%' 찾으러 갔다…네이버에도 없는 '비밀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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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현대차의 핵심 남양연구소

정의선 회장

정의선 회장

지난 1월 3일 경기도 화성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치러진 신년회 장소로 이곳을 낙점했다. 행사는 서로 거리감 없이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이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기차 전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 후 5개월이 흐른 지난 5일 다시 남양연구소. 정 회장은 이번엔 가벼운 복장으로 헬리콥터를 타고 나타났다. 하반기 글로벌 출시를 앞둔 아이오닉5 N을 시승하기 위해서였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예외 없이 신차의 동력 성능과 탑재 소프트웨어, 외관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정 회장은 평소 경영진에게 “(테스트 시승은) 부족한 1%를 찾는 과정”이라고 입버릇처럼 되뇐다고 한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정 회장에게 남양연구소는 이처럼 자신의 의지를 다지는 상징적 장소다. 연구소 방문은 자연스레 루틴(Routine·습관으로 굳은 동작이나 행태)으로 굳어졌다.

아이오닉5 N은 고성능을 상징하는 N 브랜드 첫 전기차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데가 없겠지만, 자신이 낳고 키운 N 브랜드는 정 회장에게 각별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마니아의 관심도 뜨겁다. 위장막을 씌운 아이오닉5 N의 유튜브 티저 영상은 지난 4월 공개 후 두 달 만에 조회 수가 190만 회를 넘겼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자동차 업계는 환경규제 강화와 자율주행 도입,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 등으로 ‘카마겟돈(Car+Armageddon·자동차와 ‘종말’을 의미하는 아마겟돈의 합성어)’ 시대를 맞고 있다. 지금이 바로 폭풍의 눈을 지나는 시기다. ‘죽느냐 사느냐’라는 생존의 문제를 고민하는 건 현대차그룹도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기업의 생존 공식은 미래에 있다. 남양연구소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현대차그룹의 미래가 달린 핵심 전략 기지다. 정 회장이 틈만 나면 연구소를 찾는 것도 미래 전략이 이곳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한때 “돌아다니는 관짝”이라고 조롱받던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3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건 남양연구소에서 시작한 투자와 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양연구소가 카마겟돈을 넘어설 현대차그룹의 ‘최종 병기’인 셈이다.

이곳에서 개발 중인 기술과 인력은 극비 중의 극비다. 보안은 군사시설에 버금간다. 네이버·다음 같은 포털 온라인 지도 서비스에서도 연구소 내 주요 시설물은 확인할 수조차 없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최근 성과는 인상적이다. 남양연구소는 EQ900을 시작으로 제네시스 차량 설계와 디자인을 이끌며 브랜드 성공을 뒷받침했다.

전동화 전략의 기점인 전용 플랫폼 E-GMP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아이오닉5와 EV6 등 E-GMP 기반 전기차는 글로벌 출시 2년 만에 40만 대 넘게 팔렸다.

부지만 105만 평에 이르는 남양연구소는 대규모 간척지 위에 조성됐다. 창업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회장은 1980년대 중반 “자동차 디자인과 설계, 시험, 평가 등을 한곳에서 수행할 장소가 필요하다”며 설립을 지시했다. 연구소가 준공된 건 그 후 약 10년 후인 1995년이다.

좀처럼 언론에 곁을 내주지 않던 최첨단 비원(祕苑)과도 같은 공간을 중앙일보 취재팀이 직접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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