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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 野의원들 “우리 기업인 요청받아 갔다…與 공격 유아적”

중앙일보

입력

최근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홍익표·고용진·홍기원·홍성국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야당 의원의 방중(訪中)을 공격하는 국민의힘의 수준이 유아적이고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 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중국방문외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 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중국방문외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이들은 12~15일에 걸쳐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외교 당국자와 중국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났다. 국민의힘은 이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외교 결례’ 논란과 연관 지어 “야당의 외교 참사”라고 비난했다.

김태년 의원은 자신들의 방중에 대해 “기업인들이 ‘민주당이라도 균형외교에 나서달라’고 요청해 이에 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대중국 외교정책 때문에 중국과 관련된 우리 기업들이 많이 불안해한다”며 “과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중국 대처에 대한 악몽이 아직도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홍기원 의원은 “중국 측에 ‘사드 사태에서 중국 측이 과도한 조치를 했고,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 노력이 굉장히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여당의 “조공 외교” 비판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무역수지가 14개월째 적자인 원인의 상당 부분이 중국 때문이라고 정부도 얘기하는데, 대중외교 때문에 중국 내 반한 감정이 높아지면 우리 물건이 팔리겠나”라며 “상황 개선을 위해서 정부·여당이 해야 할 일을 야당이 대신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측이 방중 비용을 댔다는 지적에 대해선 “중국 측 초청이어서 비용을 당연히 초청국에서 부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최근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향해 ‘친중 프레임’ 공세를 펼치는 데 대한 반박 차원으로 마련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야당 대표라는 분이 중국대사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훈계를 듣고 오는 것은 외교가 아니라 굴종적 사대주의”라고 비판하며, 국내 거주 중국인의 지방선거 투표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김태년 의원은 “(여당이) 20대 남성들의 반중 정서에 기대 대중 관계를 악화시키는 게 총선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한 건데, 저는 실패할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하지만 민주당 역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계기로 정부·여당을 향해 연일 ‘친일 프레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20일부터 국회 본관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전용기·민병덕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욕 외교를 비판하는 취지로 지난달과 이달 초 각각 독도를 방문했다.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차단’을 위해 일일 브리핑을 열자, 민주당은 이에 맞서 ‘1일 1질문 브리핑’도 열었다.

전문가들은 여야 간 외교 정쟁 득실을 당장 가늠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2019년 한·일 무역 분쟁 때만 해도 민주당이 ‘반일 마케팅’으로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으나,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중앙일보가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1년 전보다 상승했지만, 북·중·러에 대한 호감도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해외에서도 ‘정치는 바닷가, 즉 나라의 경계에서 멈춘다(politics stops at the water's edge)’고 한다”며 “외교 문제를 너무 쉽게 정쟁화하면, 국익 관점에서 우리가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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