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청년실업률이 5월 20.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충칭 취업박람회에 구직자들이 몰려든 모습. [AF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19/f4bee97c-9152-4487-b73e-fc5af24b0f69.jpg)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5월 20.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충칭 취업박람회에 구직자들이 몰려든 모습. [AFP=연합뉴스]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지난 1년간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뒀지만, 이제는 자국의 경제 상황에 맞게 통화 정책을 조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기준금리 가늠자’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연 2.75%에서 2.65%로 0.1%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의 인하다.
이에 따라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도 오는 20일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1년 만기 LPR 금리는 지난해 8월 이후 3.65%를 유지 중이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내년까지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수차례 낮추면서 통화 완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차준홍 기자
중국이 경기 부양에 나설 전망이지만,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각각 전월 대비 하락했다.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늘었지만,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16~24세 청년실업률(20.8%)은 4월(20.4%)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수출마저 5월 전년 대비 7.5% 줄었다. 최근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췄다. 일본 노무라 증권(5.5→5.1%)과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IB)인 UBS의 왕타오 이코노미스트(5.7→5.2%) 등이다.
다른 국가도 자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달리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3.75%에서 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7월에도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목표치(2%)보다 높다는 판단에서다. 호주와 캐나다도 최근 시장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 동결 후 재인상’ 모드로 돌아섰다.
이와 반대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지난 16일 결정했다. 장기간 금융완화에 따른 고물가와 장기금리 왜곡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내외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이유를 들었다.
이처럼 각자도생에 나선 배경은 국가마다 펼친 정책의 영향을 살피고, 통화정책 향방을 조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각국의 물가상승률은 서로 다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고, 성장률도 국가별로 상이하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각국 중앙은행이 초점을 맞췄던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잡히면서, 자국 상황을 더 고려할 여력이 생겼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가장 공격적인 긴축이 시작된 지 약 1년 만에 주요 중앙은행들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AFP도 “각국 중앙은행의 다른 행보는 유로존·미국·중국 등이 직면한 서로 다른 경제적 역풍을 반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금리 ‘마이웨이’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달 5.0~5.25%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변수다. WSJ는 “투자자들이 세계 경제를 이해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