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좀 빠지다가 마는 다이어트 정체기…체중보다 '이걸' 보라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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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 막는 다이어트 시기별 전략
체중 감량을 시도할 때마다 매번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뭘까. 습관을 교정하지 않은 채 몸이 적응할 시간도 없이 무리하게 살을 빼려고 한다는 점이다. 먹는 양을 확 줄여서 단기간에 체중을 빼는 방법은 지속하기 힘들다.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요요 현상에 늘 발목 잡히기 쉽다. ‘유지어터’(체중 감량을 달성한 뒤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로 나아가는 다이어트 시기별 전략을 알아본다.

칼로리만 따지는 다이어트는 필패
채소·계란 등으로 포만감 채워줘야
유지기엔 식사일기 쓰면 도움

목표 설정

체중 감량 목표를 무리하게 잡고 짧은 시간에 살을 빼려는 것은 실패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다. 단시간에 체중을 줄이려면 무리하게 절식·소식해야 한다. 음식 섭취량이 갑자기 확 줄면 인체는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인다. 중앙대병원 비만클리닉 이혜준(가정의학과) 교수는 “우리 몸은 항상성이 있다. 체중을 복구하기 위해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에너지를 덜 써 지방으로 저장해 기초대사량을 줄인다”고 말했다. 유지어터로 나아가려면 6개월에 체중의 5~10%를 감량하는 목표가 좋다. 보통 한 달에 2~3㎏ 감량이 적정하다. 다이어트의 목표는 건강 개선이므로 체지방 감소와 근육 강화와 관련한 목표를 적어보는 것도 도움된다. 허리둘레를 1인치 줄인다거나 플랭크 동작을 2분간 유지하기 등이다. 습관을 개선해 나가는 실천 가능한 목표를 단계적으로 설정해 본다.

감량기

포만감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칼로리만 따지는 다이어트는 실패하기 쉽다.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간식을 더 먹거나 다음 식사에 몰아 먹는다. 과자 한 봉지로 끼니를 때우는 것보다 빵에 삶은 계란과 우유를 먹어 단백질을 곁들이고 오이·당근 같은 섬유질을 같이 먹는 것이 살이 덜 찐다. 이 교수는 “특히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면 과식·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체는 에너지원의 주 자원인 탄수화물부터 소비하는데, 적정량이 없으면 식욕이 더 촉진된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은 식단의 30% 이하인 적정량으로, 좋은 탄수화물을 챙기는 게 도움된다. 과일·고구마 같은 건강식이어도 과하면 쓰고 남은 에너지가 피하·내장 지방으로 축적된다. 탄수화물은 에너지를 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인슐린은 쓰고 남은 당을 지방으로 축적하는 역할을 해 한꺼번에 많이 분비되면 살이 잘 찐다. 혈당을 천천히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는 좋은 탄수화물을 적정하게 섭취하란 의미다. 이 교수는 “당지수를 1회 섭취량에 따라 환산한 당부하지수를 확인하면 도움된다. 당부하지수가 낮은 식품으로 잡곡·대두·우유·사과·배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침밥을 챙겨 먹는 건 체중 감량에 도움되는 전략이다. 같은 칼로리여도 하루 중 언제 섭취하느냐가 체중에 영향을 미친다. 아침밥은 신체가 대사 작용을 원활히 시작하게 되는 신호다. 또 오전에는 칼로리를 소비할 시간이 충분하지만 저녁에는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다. 에너지를 쓸 데가 없어 지방으로 쌓이기 쉽다.

정체기

다이어트 초반에는 신진대사가 촉진돼 체중 감소가 상대적으로 빠르다. 그러다 몸이 저항해 체중이 정체하는 시기가 있다. 근육량과 체지방이 조정되면서 신체가 적응을 위해 대사 과정을 조정하는 현상이다. 근육은 지방보다 무거우므로, 운동을 병행해 근육량이 늘면 체중 변화가 더디다. 정체기에는 낙담하지 말고 체형·체지방률 변화를 점검하는 게 도움된다. 체중이 정체기에 들어갔어도 체지방률이 감소하면 체형이 개선된다. 이 교수는 “정체기에도 매일 체중을 재는 습관이 도움된다는 연구가 있다. 체지방률을 정확히 측정하는 건 쉽지 않으므로 흔히 말하는 ‘눈바디’를 활용하며 허리둘레를 함께 재보는 것이 도움된다”고 말했다. 허리둘레 감소는 복부 지방이 줄어 실제로 건강이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복부 지방은 심장병·당뇨·고혈압 등 여러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정체기에는 식단·운동에 변화를 주는 것도 시도해 보자. 식재료·요리법을 다양화하고 운동 종목과 순서를 바꿔 보는 것이다. 이 교수는 “체중 감소 초반엔 지방을 분해하는 유산소 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게 좋지만 중반 이후부턴 요요 억제를 위해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하체 근육 위주의 운동이 좀 더 도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고, 포만감을 위해 채소·단백질을 먼저 먹은 뒤 탄수화물을 후반에 섭취하는 방법도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유지기

목표를 달성한 뒤 의지가 고갈돼 이전의 생활습관으로 돌아가 요요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다이어트를 건강한 몸에 대한 동기부여로 두고, 그간 실천한 운동·식습관을 생활화하는 계기가 되도록 마음을 다잡는 것이 좋다. 목표 달성 이후 체중을 유지·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땐 식사일기를 쓰는 것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하루 동안 먹은 음식의 종류와 양, 먹은 시간 등을 일주일만 적어봐도 도움이 된다. 탄수화물 비율이 높지는 않은지, 단백질은 부족하지 않은지, 채소·과일은 충분히 먹는지를 파악해 개선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일상에서는 신체 활동량을 늘려 운동 효과를 보는 것이 좋다. 앉아있는 습관 대신 TV 시청할 때 일어나서 보기, 계단 오르기 같은 방법이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걸음량을 정하는 식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면 좀 더 안정적으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교수는 “체중 관리에는 잘 자는 것도 챙겨야 한다. 특히 밤 10시~새벽 2시에는 성장호르몬 같이 지방을 분해하고 근육을 증가시키는 호르몬 분비가 활성화된다”며 “이 시간에 잘 못 자면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그렐린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해 지방이 축적된다. 6~7시간은 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만 치료 팩트체크

정상 체중이어도 치료 필요한 사람이 있다 ○

흔히 체중이 많이 나가야만 비만이라고 여기나 마른 비만도 적지 않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감소증이 동반돼 근육량이 적고 지방이 많은 비만 환자가 많다. 근육이 감소한 상태에서는 지방을 빼기 힘들고 요요 현상도 잘 생긴다. 환자 상태에 따른 식이와 운동을 교육받고 치료를 병행하면 효과가 좋다. 나잇살이라고 해서 복부·엉덩이 중심으로 체지방이 축적되는 변화는 폐경기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여성호르몬 감소와 불면으로 인한 것이라 치료를 병행하며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도움된다. 유방암·대장암을 경험한 환자, 젊은 나이여도 뇌경색, 심근경색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비만 치료는 질환의 재발을 예방하는 목적이 있다. 고지혈증·대사증후군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사람은 병원에서 비만을 함께 관리하면 질환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비만약 목적은 체중 감소다 ▲

비만약을 썼을 때 체중이 안 빠지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단순히 약만 가지고 살을 빼면 ‘도로아미타불’이다. 그간 치료에 들인 시간·비용이 무색해진다. 비만 치료는 일차적으로 생활습관 개선이다. 본인이 몰랐거나 조절 안 되는 식이·운동·수면을 바로잡아야 하고, 비만약은 이를 도와주는 목적으로 쓰인다. 약은 6~9개월 사용한다.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몸이 어느 정도 체중에 적응하는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감량된 체중을 유지해야 요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후엔 비만약을 서서히 줄여서 끊는다. 비만의 원인을 평가하고 약을 정확한 용량으로 사용하면 삶의 질이 좋아지는 치료지만 오·남용하면 내성·의존성이 있다. 처음만큼 효과적으로 살이 빠지는 것도 아니다.

이유 없이 살찌면 질병 신호다 ○

갑상샘기능이상 등 내분비계 질환, 다낭성난소증후군 같은 산부인과 질환이 원인이 되는 이차성 비만이 있다. 이유 없이 살이 찌면 이런 질환이 있는 건 아닌지 평가하는 것도 필요하다. 복용 약 중 일부 항우울제와 스테로이드제 등도 체중 증가와 관련 있을 수 있다.

도움말=이혜준 중앙대병원 비만클리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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