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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까지 나라살림 적자 45.4조…한중 관계-총선이 하반기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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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올해 들어 4월까지 정부 총수입이 21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조1000억원 줄었다.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세 수입(세수)이 같은 기간 33조9000억원 감소하면서다. 기업 실적이 둔화하고, 부동산 거래가 줄어 법인세·소득세 수입이 일제히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1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6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총지출은 같은 기간 240조8000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26조5000억원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지출이 대폭 줄면서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방역 지원금을 종료한 영향도 받았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9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7조7000억원 늘었다.

주목해야 하는 건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다.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 보장성 기금을 뺀 수치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4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7조5000억원 불었다. 벌써 올해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58조2000억원)의 78%가 찼다. 4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107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세수 회복은 경기 반등과 밀접하다. 관심은 하반기로 쏠리는데 전망은 불투명하다. 정부는 상반기 침체한 경기가 하반기 반등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를 그릴 것으로 본다. 반도체 경기 반등과 중국의 리오프닝(방역완화) 효과에 근거해서다. 하지만 최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내정 간섭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을 한 사건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긴장 모드다.

이봉걸 한국무역협회 중국팀장은 “한·중 외교 관계가 경색하면 시차를 두고 경제 교류 악화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며 “대(對)중국 수출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한 상황에서 중국발 악재가 이어지면 한국 경제 반등과 재정 건전성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2016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처럼 양보할 수 없는 문제로 대립하는 상황이 아닌 만큼 중국과 대화로 잘 풀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변수는 내년 4월로 다가온 총선이다. 표를 노린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성 지출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에선 줄기차게 추경을 요구하고 있다. 하반기 총선 시즌에 접어들어 여당마저 추경을 밀어붙일 경우 ‘건전 재정’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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