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되살린 존 레넌 목소리…“무섭지만 우리의 미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1966년 일본 도쿄 부도칸(武道館)에서 공연 중인 비틀스의 모습. [AFP=연합뉴스]

1966년 일본 도쿄 부도칸(武道館)에서 공연 중인 비틀스의 모습. [AFP=연합뉴스]

존 레넌의 목소리가 담긴 비틀스 신곡이 올해 말 발표된다. 레넌은 1980년 사망했는데 어떻게 가능할까. 폴 매카트니는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순수하게 레넌의 목소리를 추출할 수 있었고, 평소에 하듯이 믹싱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작업은 이미 마쳤다고 한다. AI 기술을 이용한 곡 작업을 팬들이 우려하는 데 대해 매카트니는 “이해한다”면서도 “무섭긴 하지만 그게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에 흥미롭기도 하다”고 말했다.

매카트니는 곡 제목 등 구체적인 작업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BBC는 곡이 ‘나우 앤 덴’(Now and Then)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레넌이 사망하기 1년 전인 1979년 뉴욕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데모(시범) 녹음한 곡이다. 5분짜리 곡인데 4분 정도만 가사가 있고, 나머지는 가사가 없다. 매카트니는 미발표 곡·녹음을 모은 앤솔로지 음반 발표를 앞두고 1994년 레넌의 부인 오노 요코로부터 이곡이 담긴 테이프를 받았다. 테이프에는 ‘폴을 위해’(For Paul)라는 라벨이 붙어있었다.

매카트니는 레넌의 데모 녹음 위에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와 연주를 덮는 방식으로 녹음한 뒤 1995~1996년 발매된 앤솔로지 앨범에 이곡을 담고 싶어했다. 그는 이곡이 ‘비틀스 재결합곡’이 되길 원했다. 그러나 음질 때문에 조지 해리슨이 반대했다. 당시 해리슨이 레넌의 목소리 녹음 상태를 듣고 “쓰레기같다”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녹음 이틀만에 작업이 중단됐다. 결국 다른 미발표곡 ‘프리 애즈 어 버드’(Free as a Bird)가 비틀스의 25년만의 신곡 자리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매카트니는 이후에도 ‘나우 앤 덴’을 재녹음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혀왔다. 2012년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직도 그곡이 마음에 머물러 있는데 조만간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정만으로 테이프 속 잡음을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매카트니는 뜻밖의 곳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피터 잭슨 감독이 다큐멘터리 영화 ‘겟 백’(Get Back·2021)을 제작하면서 과거 영상에서 비틀스 멤버들의 선명한 목소리를 AI 기술로 추출하는 것을 보고, 매카트니는 ‘나우 앤 덴’ 재녹음 가능성을 봤다고 밝혔다. 매카트니는 지난해 공연에서 이 기술을 이용해 레넌과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연출했다.

‘나우 앤 덴’은 ‘우리가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내가 널 사랑한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될 거야’ 같은 가사로 이뤄져 있다. 노래 뒤 빈 부분을 매카트니가 어떤 가사로 채울지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말 발표될 이 음반은 “비틀스의 마지막 음반이 될 것”이라고 매카트니는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