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대봉동 ‘호박타워’ 9, 10층에 자리한 탑여성앤탑성형외과에 가본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게 된다. 10층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접수 데스크를 마주한 벽면에 시선을 압도하는 강렬한 대형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작품 옆에 “안젤 오테로, 체이싱 더 티어(Chasing the tear)”라고 쓰여 있다. 그런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진료 상담실로 가는 복도 벽, 화장실로 가는 벽에도 그림이 줄줄이 걸려 있다. 프린트나 판화가 아니라 모두 원화다. 이 정도면 이곳을 ‘병원’ 콘셉트의 미술관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홍원표 대구 탑여성앤탑성형외과 원장
그곳 ‘전시’는 수술실이 있는 9층으로도 이어진다. 독일 작가 AR 펭크(84)의 대형 회화부터 영국 작가 빌리 차일디시(63)의 자화상을 비롯해 요즘 세계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 코라크릿 아룬나눈차이(38)의 히스토리 페인팅 시리즈가 눈에 들어온다. 그 밖에 프랑스 조각가 니 키드 생팔(1930~2002)의 조각 작품을 비롯해 요즘 국제 미술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이건용(81), 남춘모(62) 화백의 회화가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