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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헤드셋 원가 절반이 디스플레이…K업계 설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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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애플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비전프로’를 착용한 모습. 헤드셋을 쓰면 가상 공간에 모니터를 띄워 놓고 작업이 가능하다. [사진 애플]

애플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비전프로’를 착용한 모습. 헤드셋을 쓰면 가상 공간에 모니터를 띄워 놓고 작업이 가능하다. [사진 애플]

애플이 혼합현실(MR) 기기인 비전프로를 공개하자 헤드셋의 주요 부품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3499달러(약 450만원)라는 초고가인 이 헤드셋 가격 원가의 절반가량을 디스플레이가 차지하고 있어, 침체에 빠진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훈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 비전프로 내부 디스플레이로 1.41인치 크기의 4K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채택됐다. 패널 2장이 들어가며 양쪽 합쳐 2300만 개의 픽셀로 구성돼 있다. 제작은 일본 소니가 맡았다. 외관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한 플라스틱 OLED다.

애플 헤드셋

애플 헤드셋

비전프로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OLED의 가격은 장당 약 350달러(약 45만5900원)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제조원가는 1519달러 수준으로 파악되며 그중 내·외부 디스플레이가 48.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가인 마이크로 OLED로 인해 원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OLED는 ‘OLEDoS(OLED on Silicon)’라는 별명처럼 실리콘 기판 위에 제조한다. 주로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 등 헤드셋에 적용된다. 눈 앞에 디스플레이가 밀착되는 만큼 크기가 작으면서도 초고해상도여야 한다.

비전프로의 마이크로 OLED는 화이트 OLED에 컬러 필터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컬러 필터는 적색·녹색·청색(RGB) 방식보다 밝기가 낮은 단점이 있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양산이 불가능해 이 방식을 채택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RGB 방식의 마이크로 OLED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RGB 마이크로 OLED를 제작하는 미국 이매진을 2억1800만 달러(약 2900억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기존보다 낮은 전력에 밝기를 높이는 다이렉트 패터닝(dPd) 기술을 갖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마이크로 디스플레이팀을 새로 만들고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LG디스플레이도 마이크로 OLED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3)에서는 0.42인치 VR·증강현실(AR) 전용 마이크로 OLED 시제품을 공개했다. 이어 LX세미콘, SK하이닉스와 손을 잡았다. LG디스플레이와 LX세미콘이 함께 설계하면 SK하이닉스가 실리콘 웨이퍼를 가공하는 방식이다.

마이크로 LED 역시 디스플레이 업계가 주목하는 분야다. 마이크로 LED는 100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작은 RGB LED를 기판에 촘촘히 박는 방식이다. AR 기기에 들어가는 작은 형태부터 대형 TV까지 다양한 크기로 만들 수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향후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OLED 대신 마이크로 LED를 탑재할 예정이다. 애플은 현재 대만에서 자체 마이크로 LED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역시 마이크로 LED 기술을 개발 중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헤드셋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9억4200만 달러(약 1조2300억원)에서 2025년 73억 달러(약 9조5119억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서민철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교수는 “당분간 매년 두 배 이상으로 시장이 커진다는 의미”라며 “후발주자인 중국의 기술 구현이 위협 요소다. 한국 기업으로선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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