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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LIV 합병 후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입력

LIV골프 시상식 장면. 사진 LIV 골프

LIV골프 시상식 장면. 사진 LIV 골프

합병 확정된 건가

PGA 투어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는 “기본 합의일 뿐 확정 합의는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선수들이 포함된 PGA 투어의 정책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합병 발표 후 선수들 대다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을 받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도덕 전쟁’에서 패배한 모나한 커미셔너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LIV 반대 선봉으로 나섰으며 ‘희생양’으로 이용됐다고 한 로리 매킬로이는 합병에 찬성한다고 했다. 매킬로이는 “돈 많은 사람들을 따라잡기가 어렵고 그들이 골프에 돈을 투자하고 싶다면 그들과 파트너가 되어 제대로 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다른 PGA 투어 선수들도 결국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통상위원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반독점을 이유로 합병을 불허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크지 않다.

LIV골프는 어떻게 되나
LIV 골프 CEO 그렉 노먼은 “LIV는 독립 기업이며 현재 운영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골프계에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어렵게 만든 LIV골프 브랜드를 버리긴 아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PGA 투어 선수들은 LIV에 적대적이다. 그리로 간 선수들을 돈에 양심을 판 배신자로 여긴다. 매킬로이는 “아직도 LIV를 증오한다”면서 “합병은 PGA 투어와 LIV가 아니라 PGA 투어와 PIF(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기금)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팀 경기를 할 수 도 있지만 LIV골프와 같은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PIF의 돈을 받겠지만 LIV는 배제하겠다는 뜻이다. PGA 투어 선수들의 압력을 받으면 PIF가 LIV라는 브랜드를 없앨 가능성도 있다.

PGA 투어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 EPA=연합뉴스

PGA 투어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 EPA=연합뉴스

LIV 골퍼들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로 돌아갈수 있나  
모나한은 선수들에게 보낸 편지에 “PGA 투어나 DP 월드 투어 멤버십을 다시 신청하고자 하는 LIV 선수들에게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나 진통은 있을 것이다. 매킬로이는 “PGA투어를 떠난 이들이 투어에 큰 해를 끼쳤으니 그들이 돌아오는 것을 마냥 환영할 수는 없다”고 했다.

PGA 잔류 스타들 보상 받나  
LIV의 거액 스카웃을 거부한 PGA 투어 선수들은 어떤 식으로든 보상받을 것으로 보인다. 모나한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할 모든 진지한 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타 선수들과 일반 선수, 2부 투어 선수들이 분배방식을 놓고 갈라질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는다.

메이저대회들은 어떻게 되나
US오픈을 여는 USGA와 디 오픈을 여는 R&A, 마스터스를 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남자 프로 골프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합병을 반겼다. 그러나 합병으로 인해 메이저대회들의 위상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대회는 PGA 투어에 포함되긴 했지만, PGA 투어가 관여하지 못하는 독립 대회였다. PGA 투어와 메이저대회 간의 주도권 다툼이 있었고 지금까지는 메이저대회들이 우위였다. 그러나 사우디 자본으로 PGA 투어가 상금을 더 늘리면 메이저대회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다.

골프 성장하나
PIF는 새로운 영리 법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상금이 높아지고 양쪽으로 갈라졌던 스타 선수들이 함께 경기할 수 있기 때문에 골프 인기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발표 후 골프용품사 등의 주가가 올랐다. 반면 PIF의 투자가 커질수록 더 많은 이사회 의석과 더 많은 의결권을 요구할 것이고 남자 프로골프의 통제권은 사우디아라비아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 계약과 관계가 있나  
트럼프는 지난해 7월 소셜미디어에 “PGA에 충성을 하는 골퍼들은 LIV와의 합병이 불가피할 때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수백만 달러를 받는 PGA 관계자들로부터 큰 감사 인사만 받을 것이다”라고 썼다. 트럼프가 합병을 어느 정도 예측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합병에 트럼프는 관여하지 않았다. 합병 후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장들은 PGA 투어 블랙리스트에서 빠져 이득을 볼 것이다.

골프 양심은 어떻게 되나
모나한 커미셔너는 과거 “사우디 돈을 받고 LIV에서 뛰는 선수는 양심을 판 사람들”이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모나한은 ‘위선자’,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모나한은 “위선자라고 해도 상관없다. 상황은 달라진다”고 했다. 골프 최고 투어가 그렇게 욕을 하던 사악한 집단과 합병함으로써 골프는 양심에 따라 스스로 벌타를 부과하는 스포츠라고 더 이상 강조하긴 어렵게 됐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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