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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 2년 뒤 아부다비 공연…심청에도 관심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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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아부다비 페스티벌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제작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사진 아부다비 음악·예술재단

아부다비 페스티벌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제작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사진 아부다비 음악·예술재단

최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무대에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이 올랐다. 뉴욕타임스가 호평한 이 공연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한 이가 있었다. 아부다비 음악·예술재단(ADMAF) 설립자이자 아부다비 페스티벌 예술감독인 후다 알카미스 카누 이사장이다. 그는 “지난 20년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온 페스티벌의 노력이 담긴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후다 이사장이 최근 한국을 처음 찾았다. 아부다비 페스티벌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대표적인 공연·예술 축제로 매년 2~3월에 한 달간 열린다. 걸프 지역의 문화 중심지로 떠오른 아부다비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문화 프로그램이다. 아부다비 문화지구인 사디야트섬에는 루브르 아부다비와 자예드 국립박물관이 있고, 구겐하임 아부다비 미술관도 건축 중이다. 페스티벌은 공연·전시 등 분야에서 중동과 바깥 세계를 잇는 역할을 한다.

방한 기간 후다 이사장은 국립현대미술관·리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유니버설발레단·국립발레단·국립오페라단·국립현대무용단·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국내 대표적 문화·예술기관장을 직접 만났다. 한 국가의 문화부 장관급 행보인데, 실제로 그는 UAE의 문화·예술계 실세다. 그런 그가 한국을 파트너로 택했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립오페라단, 유니버설발레단 등과 공동제작 등 다양한 협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후다 알카미스 카누 아부다비 음악·예술재단 이사장은 “앞으로 한국과 아부다비가 문화로 더 가까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후다 알카미스 카누 아부다비 음악·예술재단 이사장은 “앞으로 한국과 아부다비가 문화로 더 가까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다음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확정된 게 있다고 들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2년 뒤 공연이 확정됐다. 전부터 논의해온 거다. 유니버설발레단 ‘심청’에도 관심 있다. 또 국립오페라단도 함께할 것들을 얘기 중이다. 앞으로 새로운 장이 펼쳐질 거다.”

후다 이사장의 아버지는 사우디 출신 사업가, 어머니는 시리아 출신이다.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나고 자랐다. 프랑스 파리에서 대학에 다닌 뒤 아부다비에 정착했다. 1996년 아부다비 음악·예술재단을 설립했고, 2004년부터 아부다비 페스티벌을 이끈다. 페스티벌엔 앞서 소프라노 조수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이 참여했고, 한국이 주빈국이었던 2019년에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국립발레단이 공연했다.

국립발레단 ‘지젤’ 아부다비 공연. 사진 아부다비 음악·예술재단

국립발레단 ‘지젤’ 아부다비 공연. 사진 아부다비 음악·예술재단

협업 대상으로 한국을 택한 이유는.
“현재 한국은 문화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한다. 한국이 세계를 바꾸고 있다. 과거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곳이 세계적 리더로 거듭났다. ‘왜 한국인가’ 물었는데, 반대로 ‘왜 한국이 아닌가’ 묻고 싶다.”
20년 전 페스티벌은 어떻게 시작했나
“외국에 살다가 아부다비에 돌아오면서 ‘우리 삶에 예술이 더 꽃피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우리 집 뒷마당에서 5~6명이 모인 가운데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도 공연하게 됐다. 예술을 통해 UAE를 혁신적 창의적이며 좀 더 강력한 나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

후다 이사장은 “문화야말로 국가·종교·이념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최고 가치라고 믿는다”며 “UAE 문화권에선 소프라노가 나올 수 없다는 게 통념이었는데, 최근 UAE 출신 소프라노가 탄생했다. 미래를 창조하는 힘은 세계와 협력하는 것, 젊은이에게 투자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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