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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천안함 망언 두번 다시 안나오게 두세달부터 법적조치 준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은 7일 '천안함 자폭설' 을 언급한 이래경씨에 대해 유족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법무팀을 가동해 도울 방침임을 밝혔다. 내년 4월 총선 출마설에 대해선 "보훈부 장관 업무에 매진할 것"이라며 일축했다. 박 장관은 "호국영령들이 턱도 없는 공격을 받을 경우를 대비해 두세달 전부터 법적 자문단을 준비해왔다."고 했다. 7일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인터뷰에서다. 일문일답.

보훈부 장관 '투머치 토커' 인터뷰 #"천안함'자폭',괴담 중 괴담,부끄럽다" #"유족 법적대응시 지원 준비 끝내놔" #"대통령 보훈관, 참모들 말릴만큼 강해" #"이관받은 현충원, 최고 '핫플' 될 것" #"총선 출마?보훈부 안착 전력할 것" #7일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보훈처가 보훈부로 격상되면서 초대 보훈부 장관이 됐는데.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어느 정부도 해내지 못한 숙원이  윤석열 정부에서 실현된 것을 뿌듯하게 생각한다. 보훈 가족과 국민 여러분이 도와주신 결과다. 특히 정부조직법을 개정하는 문제라서 대통령의 의지와 결단이 가장 중요했다. 여야가 합심해 대통령의 결단에 전적으로 찬성해준 거로 평가한다."

-윤 대통령은 보훈에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진 듯하다.
 "윤 대통령의 보훈 철학은 너무 확고해 참모들이 말려야 할 정도다. 평소 국무위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씀이 있다. '국방과 보훈은 동전의 양면이다. 국방이 튼튼하려면 방산도 동맹도 전투력도 중요하지만 나라에 헌신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우하느냐, 즉 보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주관해온 서울 국립현충원 관리도 보훈부로 이관됐다.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솔직히 현충원은 1년 중 364일 잠자다가 현충일 하루만 반짝하는 공간 아니었나. 서울의 땅 한 평 값이 얼마나 비싼가? 수십만평에 달하는 동작동 현충원이 그에 걸맞는 값어치를 했느냐? 아니다. 미국 알링턴 국립 묘지처럼  경건함을 유지하면서도 국민의 마음을 뭉치게 하는 친근한 공간으로 자리 잡게 할 생각이다. 현충원의 자랑인 아름다운 수목원을 활용하고, 공연장, 미술관을 세우고 카페도 설치해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핫플'(핫 플레이스)로 만들겠다."

 -국민과 함께하는 현충원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 프로젝트는?
 "아직 비밀인데, 공군의 상징을 아는가? "

-'빨간 마후라' 아닌가?
 "(웃으며) 그렇다. 그 정도로 답을 주면 아실 것 아닌가(공군의 활약상을 담은 60년대 영화 '빨간 마후라' 를 상영하고 주연배우 신영균씨를 초청해 현충원을 찾은 국민들과 대화의 자리도 마련한다는 것)"

 -지난 4월 방미한 윤 대통령의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때 수행했는데
 "미국 측이 윤 대통령을 위해 대규모 세레모니를 펼쳤다. 그런데 대통령은 그 행사 뒤 묘지 곳곳을 살펴보더라. 무명용사의 비나, 그리스 양식으로 지어진 원형 공연장을 보고 우리 현충원도 이렇게 국민이 참여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겠다고 하더라.  알링턴 묘지의 무명용사 비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24시간 지키는 의장병들을 '올드 가드'라고 하는데 미군 사이에서 선발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 대통령은 '미국인들의 그런 철학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고도 했다."

 - 더불어민주당은 '천안함 자폭'을 주장한 이래경씨를 현충일 전날 혁신위원장에 임명했다가 9시간 만에 철회했는데.
 "같은 하늘 아래 있으면서 도저히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정치인이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 특히 '자폭' 주장은 그야말로 괴담 중 괴담이다. 천안함 장병들이 스스로 배를 폭발시켜 침몰했다는 뜻인데 말이 되는가? 정치권에서 중책을 맡기로 한 사람 머리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너무나 황당한 이야기라 장관임에도 핏대를 올릴 수밖에 없다."

 -이 문제와 관련,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나라 위해 희생한 분들이 턱도 없는 공격을 받으면 지켜주고, 같이 싸워주는 것이 국가보훈부의 책무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 두세달 전부터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상당한 정도로 준비를 끝내 놨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선 안 되겠다. 확실한 법적 액션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유족들이 법적 대응을 한다면 보훈부가 도움을 줄 것으로 보면 되나?
 "그렇다"

 -윤 대통령이 6일 서울 현충원에서 치러진 현충일 추념식 직후 박 장관 부친 묘소 등 일정에 없던 묘역도 참배해 눈길을 끌었다.
 "다시 한번 윤 대통령의 보훈에 대한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대개 대통령들은 추념식 끝나면 경호 차를 타고 퇴장한다. 그래서 나와 국방부 장관도 대통령을 환송하려고 준비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윤 대통령이 '너무 아쉽다' 며 월남전과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을 일일이 돌아본 것이다. 주무 장관인 나도 몰랐던 깜짝 참배였다. 윤 대통령은 묘역에 있던 유족들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그동안 얼마나 고생 많으셨냐.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여러분의 피 묻은 전투복 위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했다. 많은 유족이 눈물을 글썽이며 손뼉을 쳤다. 어떤 유족은 '현충원이 세워진 지 70년 동안 현직 대통령이 장성 아닌 사병 묘역을 방문한 건 처음'이라 하더라. 더더욱 유족들이 감동한 이유다."

 -초대 보훈부 장관으로서 국민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어떤 분들은 '보훈부는 제사 지내는 데 아니냐'고도 하시는데 보훈은 과거에 대한 추모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미래에 번영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초다. 말로만, 또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만 그쳐서는 안 되고 국민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는 '보훈의 일상화'를 이뤄내겠다."

-국회의원 재선 경력의 정치인인데 내년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나?
"진심으로 말한다. 처에서 부로 승격돼 역사의 획을 그은 국가보훈부가 이제 막 문 열고 천리길에 나선 시점 아닌가. 보훈부가 안착하는데 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 오로지 장관으로서 보훈의 책무에 충실하겠다."

-윤석열 정부 들어 보훈에 대한 정부 태도가 달라졌는데, 보훈 가족들 반응은?
 "보훈 가족들이 내 생각보다 훨씬 긍정적으로 부처 승격의 의미를 평가하고, 나라가 보훈 가족들을 최상으로 대우해주는 것으로 생각하더라. "
  (이 인터뷰는 7일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상세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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