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체육회가 7일 2027 충청권 유니버시아드 조직위 구성과 관련한 체육인 결의문을 문체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사진 대한체육회
충청권이 손을 잡고 추진 중인 2027 세계여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 설립과 관련해 체육계 갈등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책임 있는 조처를 촉구하는 체육인 결의문을 전달했다.
김돈순 경기단체연합회장은 7일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최보근 문체부 체육국장을 만나 지난 5일 체육인 연석회의를 통해 채택한 결의문을 전달했다.
체육회와 체육인들은 지난달 3일 체육회와 충청권 4개 시·도지사, 조용만 문체부 제2차관 등이 함께 만나 결정한 합의 사항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당시 2027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공동위원장 체제 가동(4개 시도 직제 순으로 선임위원장 선임) ^부위원장과 사무총장 동일인 선임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서 사무총장으로 요구한 김윤석 전 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의 대외협력 전문위원 위촉 및 사무부총장 직위 신설 등의 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체육회 측은 “문체부 측이 합의안을 도출한 이후 상근 부위원장과 상근 사무총장을 별도로 두는 것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갈등이 이어졌고, 당초 지난달 31일까지로 되어 있던 대회 조직위 법인 설립 기한도 지키지 못했다”면서 “지난달 29일 조직위 창립 총회를 무산시킨 문체부의 행위는 무책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5일 열린 체육인 연석회의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체육단체들은 문체부에 전달한 결의문에서 “합의를 이룰 당시 2차관이 직접 참석해 결정한 사안임에도 어떤 근거로 뒤늦게 부정하는지 알 수 없다”면서 “체육회와 국제기구 간 자율적 의사 결정 시스템을 존중하고 유기적인 소통, 협력 체제를 구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니버시아드 조직위 구성이 미뤄지는 이유는 상근 부위원장과 상근 사무총장을 각각 별도로 임명할지 또는 하나로 통합할지 여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앞서 대회 주체인 충청권 4개 시도가 부위원장에 이창섭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사무총장에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을 각각 임명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대해 체육회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조직위 구성 과정에서 체육회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체육회-후보도시 간 유치 협약’을 위반했다는 지적과 함께 상근 부위원장과 상근 사무총장을 통합해 1인으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초 충청권 4개 시도가 체육회의 요구를 받아들이며 상황이 정리되는 듯싶었지만, 공모를 거쳐 합법적으로 선임된 윤 총장측이 법적 대응 의지를 드러내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재에 나선 문체부가 상근 부위원장-상근 사무총장 2인 체제 회귀로 입장을 바꿨고, 이에 대해 체육회가 경기단체연합회와 공조해 입장문을 내며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체육회 관계자는 “지난달 3일 만든 합의안을 준수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면서 “문체부의 입장 변경 여파로 인해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문제의 책임은 전적으로 문체부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