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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출석 또 막힌 송영길…“김건희는 소환조사 안하냐” 1인 시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7일 두 번째 셀프 출석을 시도했다. 지난달 2일 첫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검찰 청사 출입에 실패한 송 전 대표는 이번엔 검찰 청사 정문에서 4시간가량 1인 시위를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김종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김종호 기자

송 전 대표는 오전 9시 23분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청사 안에서 수사팀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담당 검사가 자리를 비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에 송 전 대표는 3분 만에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으로 나와 포토라인에 서서 준비해 온 A4용지 10장 분량의 입장문을 읽었다.

송 전 대표는 “김건희는 소환조사도 안 해놓고 민주당 의원들은 구속영장 청구하냐”며 “김건희, 최은순 등의 주가조작 관련 녹취록과 이정근의 돈 봉투 녹취록 중 무엇이 더 중요하냐”고 말했다. 이어 “주위 사람 괴롭히지 말고 송영길 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기자가 “당시 캠프 관계자들과 연락을 취했냐, (그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파악했냐”고 묻자 “검찰 대변인처럼 질문하지 말라”고 답했다.

검찰에 ‘깡통폰’을 제출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깡통폰이 아니다”며 “프랑스로 출국할 때 이미 한국 전화를 폐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이런 내용을 언론에 흘리는 것 자체가 범죄행위”라고 했다. 국회의원 29명의 국회 출입기록 자료를 확보한 것에 대해서는 “의원은 의원실, 상임위원장실을 수시로 왔다 갔다 한다”며 “출입 기록이 증거가 되겠냐, 코미디 같은 일이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자진 출석을 거부당한 뒤 청사 입구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자진 출석을 거부당한 뒤 청사 입구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송 전 대표는 약 22분간의 기자회견 이후 검찰청사 정문으로 이동해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주가조작 녹취록 김건희도 소환 조사하라’, ‘무고한 사람들 그만 괴롭히고 검찰은 송영길을 소환하십시오’ 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굳은 표정으로 약 4시간 동안 시위를 진행했다. 근처에서는 지지자·반대자들이 언성을 높이며 뒤엉키자 청사 방호원과 경찰이 싸움을 말리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시위를 생중계하던 친야 성향 유튜버와 인터뷰도 했다. 약 20분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원석 총장이 돈 봉투를 받은 원조다”, “전당대회 논란이 된 것은 국가 돈이 아니고 개인 돈이다”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민주당 공보국의 연락을 받은 선종문 변호사가 인터뷰를 제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당 안팎에서는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에 대해 “출두 쇼”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적 상식이나 정서에 비춰 보면 쇼로 비친다”며 “오히려 역작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도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구속된다면 송 전 대표한테 가는 길이 열리는 것 때문”이라며 “구속영장 발부를 막으려는 정치 쇼”라고 했다.

윤관석(왼쪽), 이성만(오른쪽) 무소속 의원. 뉴스1

윤관석(왼쪽), 이성만(오른쪽) 무소속 의원. 뉴스1

돈 봉투 의혹 당사자인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은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여권도 송 전 대표의 셀프 출석을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로 날아온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는 자율 투표라는 말장난으로 서로를 감싸주고 보호하기 급급한 모습”이라며 “송 전 대표가 셀프 출두 쇼를 반복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연출한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자기 범죄를 수사하는 데 여야 균형까지 끌어들일 상황인가”라며 “마음이 급해도 절차에 따라 수사에 응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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