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 박사의 금쪽 같은 내 강아지
」“캠핑을 즐기는 30대 남자입니다. 제 캠핑 메이트는 반려견인 골든 리트리버 몽몽이에요. 몽몽이와 이곳저곳 캠핑 다니는 재미에 쉬는 날만 기다릴 정도였죠. 그런데 작년에 캠핑을 가던 중 터널 안에서 5중 추돌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차는 완전히 망가져 폐차를 해야 했지만 다행히 몽몽이와 저는 다치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시작되었어요.
사고 이후 몽몽이가 차 타는 것을 너무 무서워합니다. 예전에는 차 문만 열어도 사뿐히 뛰어들어가 혼자 엎드려 자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차가 있는 쪽으로는 눈길조차 주지 않습니다. 어르고 달래 차까지 끌고 가 보아도 절대 차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힘줘 버텨요.
한번은 억지로 몽몽이를 차에 태우고 출발한 적이 있었습니다. 몽몽이는 가는 내내 눕지도, 앉지도 못하고 서서 끊임없이 헐떡이며 침을 흘렸습니다. 심지어 멀미조차 않던 녀석인데 구토까지 했어요. 몽몽이가 이렇게나 괴로워하니 이후엔 캠핑을 가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시간이 좀 지났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었는데 증상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몽몽이와 저, 다시 캠핑 떠날 수 있을까요?”
반려견과 함께 캠핑이라니 너무 멋진 일이죠. 계절과 날씨가 바뀔 때마다 푸른 바닷가로, 녹음이 드리운 숲으로 떠나 반려견과 자연을 만끽하는 생활은 많은 반려인이 꿈꾸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보호자님의 캠핑 메이트 몽몽이가 사고 후 차 타는 것을 무서워하는군요. 사고 때 몸은 다치지 않았지만, 마음이 조금 다친 것 같습니다. 사람도 사고나 자연재해 등 심각한 사고를 경험한 뒤 트라우마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듯 반려견도 같은 장애를 겪을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