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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사이코패스 27점 이상…'10명 살해' 강호순보다 높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의 사이코패스 지수가 연쇄살인범 강호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경찰청이 최근 정유정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를 실시한 결과 27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05년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아내와 장모를 살해하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여성 8명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2009년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강호순(27점)보다 높다.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경찰은 정유정이 범행을 자백했지만, 여전히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보강 수사 차원에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총 20개 문항으로 이뤄진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는 사이코패스의 본성인 죄책감·후회·공감 부족, 냉담함, 충동성, 무책임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총 20개 문항으로 40점 만점이다. 한국은 통산 25점 이상, 미국은 30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일반인은 15점 안팎의 점수가 나온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역대 우리나라 주요 범죄자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연쇄살인범인 유영철 38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29점, '어금니 아빠' 이영학 25점 등이었다.

경찰은 “살인해보고 싶었다”고 자백한 정유정의 경우, 시신 유기 이후 택시 기사의 신고로 긴급체포되지 않았을 경우 연쇄살인을 벌였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 “정유정에게 사이코패스적인 특징은 틀림없이 존재한다”며 “정서, 희노애락이 굉장히 특이하고 일반인들 같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포나 어떤 죄의식 같은 것을 전혀 찾아보기가 어렵다”며 “그렇기 때문에 해당 사항은 있으나 그냥 단순한 사이코패스냐라고 물어보신다면 그건 좀 더 분석이 필요한 복합적인 타입”이라고 말했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

당시 실종처럼 보이려고 시신을 캐리어에 담은 뒤 택시를 타고 이동해 낙동강 인근 숲속에 유기했으나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긴급체포됐다.

정유정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범행 석 달 전인 올해 2월부터 범행 전에 ‘살인’,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등의 검색을 한 데 이어 지역 도서관에서는 범죄 관련 소설도 빌려봤다.

평소에는 방송 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많이 보며 살인에 관심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과외 앱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에 비춰 또 다른 피해자가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주 중으로 검찰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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