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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 줄어들까…딱 한 번 주사로 '피임'되는 유전자 요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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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자료사진. 사진 pixabay

고양이 자료사진. 사진 pixabay

외과적 수술 없이 암고양이에게 한 번 주사하는 것으로 장기 불임을 유도할 수 있는 유전자 요법이 개발됐다.

미국 하버드대의대·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데이비드 페핀 교수와 신시내티동물원 윌리엄 스완슨 박사팀은 암고양이의 피임과 관련한 연구 결과를 6일(현지시각)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2017년 설치류에서 항뮐러호르몬(AMH) 수치를 높이면 난포 성장을 억제하고 배란과 임신을 막을 수 있음을 확인했는데, 이 연구에서 이를 고양이에 적용했다.

공동연구자인 퍼트리샤 K. 도나호 박사는 "AMH는 인간 여성과 다른 포유류의 난소, 남성의 고환에서 생성되는 자연 발생 비스테로이드성 호르몬"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AMH 유전자를 유전자 치료에 사용되는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AAV)에 실어 암고양이 6마리에 주사했다.

대조군 암고양이 3마리에는 AMH 유전자가 없는 AAV 벡터만 주사한 뒤 2년간 임신 능력과 부작용 등을 관찰했다.

4개월간 2번의 짝짓기 실험을 하고 2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AMH가 투여된 6마리는 모두 임신하지 않았으나 벡터만 투여된 대조군 3마리는 모두 새끼를 낳았다.

페핀 교수는 "불임 유전자를 단 한 차례 투여한 고양이들은 난소에서만 생성되는 AMH가 근육에서도 생성돼 전체 AMH 수치가 정상보다 약 100배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AMH 유전자가 투여된 암고양이들은 난포 발달과 배란은 억제됐지만 에스트로젠 같은 중요 호르몬은 영향을 받지 않았고, 주사 후 2년 동안 관찰 조사에서는 부작용 등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연구팀은 안전성과 효능 확인을 위해서 추가 테스트가 필요하지만, 이 방법은 현재 집고양이와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에 표준적으로 사용되는 외과적 불임 수술보다 더 빠르고 안전하게 평생 불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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