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틱을 스코틀랜드 3관왕으로 이끈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지휘봉을 잡는다. 노련한 감독이지만, 이름값은 떨어진다. 로이터=연합뉴스
스코틀랜드 셀틱FC의 엔지 포스테코글루(58·호주) 감독이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새 사령탑에 선임됐다.
토트넘은 6일(한국시간) “새 감독으로 포스테코글루 선임을 알리게 돼 기쁘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최초 호주 출신 감독이 됐다. 4년 계약을 맺었고, 7월1일 정식 합류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BBC 등 영국 매체들이 포스테코글루와 토트넘이 계약에 합의했다는 보도를 내놓았는데, 이른바 ‘오피셜’이 떴다.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사진 토트넘 SNS
토트넘은 지난 3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해임하고 크리스티안 스텔리니와 라이슨 메이슨 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겼지만, 리그 8위에 그쳐 유럽대항전 출전이 무산됐다. 토트넘은 지난 3월부터 차기 감독 협상을 해왔는데 그때마다 줄줄이 퇴짜를 맞았다. 율리안 나겔스만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영입에 실패했고, 아르네 슬롯 페예노르트 감독은 위약금 문제로 막판에 협상이 결렬됐다. 이제까지 하마평에 오른 지도자만 해도 한 트럭이다. 돌고 돌아 결국 포스테코글루까지 왔다.
그리스에서 태어나 5살 때 호주로 이주한 포스테코글루는 호주 브리즈번 로어와 일본 요코하마 감독을 맡아 리그 우승을 거뒀다. 2015년 호주 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안컵 결승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했다. 올 시즌 셀틱을 이끌고 스코틀랜드 리그 3관왕을 차지했다. 새롭게 토트넘 최고경영자에 부임할 예정인 호주 출신 스콧 문이 그를 지지했다.
유럽 빅리그 경험이 전무한 포스테코글루 감독 영입 소식에 대다수 토트넘 팬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네임밸류가 떨어진다’, ‘또다시 무관에 그칠 것’이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포스테코글루가 2021년 셀틱을 맡을 당시에도 현재의 토트넘처럼 상황이 좋지 않았다.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셀틱을 이끌고 2시즌 간 6개 대회에서 5차례 우승을 일궈냈다.
셀틱의 도메스틱 트레블을 이끈 포스테코글루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셀틱은 올 시즌 리그 38경기에서 무려 114골을 터뜨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셀틱에서 113경기 중 83승을 거둬 승률이 77%에 달한다. 포스테코글루는 포백인 4-3-3포메이션의 공격 축구를 펼친다. 지난 1월 수원 삼성 공격수 오현규를 스카우트한 그는 2월 레인저스와의 리그컵 결승전 후반에 후루하시 쿄고를 빼고 과감하게 오현규를 투입했다. 선수 분석에 대한 확신, 벤치 멤버까지 아우르는 포용력, 선수단을 장악하는 카리스마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스테코글루가 토트넘을 맡으면서 오현규에 이어 또 다른 한국 공격수 손흥민을 지도하게 됐다. 아시아와 일본 선수들을 중용해 온 만큼 손흥민과의 궁합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 크레이그 포스터는 “호주 출신 농구 감독이 NBA(미국프로농구)에 가는 격이다. 프리미어리그 ‘빅6’ 팀을 이끄는 놀라운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카림 벤제마를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보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토트넘 공격수 해리 케인의 영입에 나섰다. 예상 이적료는 1억 파운드(약 1624억원)에 달한다. 잉글랜드 대표 출신 마이카 리차즈는 “토트넘은 케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한다. 케인을 보내고 새 감독에게 리빌딩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더 선은 “포스테코글루가 스코틀랜드 리그 득점왕(27골)에 오른 일본 출신 후루하시를 데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케인이 떠나고 후루하시가 온다면 한국과 일본 두 공격수가 호흡을 맞출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