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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메이커 기르는 ‘국경선평화학교’, 민통선 부근에 준공...현충일에 울려퍼진 '평화노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일 오후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인근에 있는 소이산평화둘레길에서 전국에서 찾아온 1000여명 평화노래를 부르고 있다. 박진호 기자

6일 오후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인근에 있는 소이산평화둘레길에서 전국에서 찾아온 1000여명 평화노래를 부르고 있다. 박진호 기자

6일 오후 4시30분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소이산평화둘레길. 전국에서 찾아온 1000여명이 북녘땅을 바라보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 ‘우리겨레’ 등 평화 노래를 합창한 뒤 환호성을 터트렸다. 이들은 이날 오전에 둘레길 인근에 있는 국경선평화학교 준공식에 참석하고 이곳으로 왔다.

국경선평화학교 정지석(63) 대표는 “평화운동은 시민이 좋아하는 것으로 해야 한다. 노래가 가장 평화적인 방식이라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이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아 부르게 됐다”며 “평범한 국민이 평화통일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6일 오후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인근에 있는 소이산평화둘레길에서 전국에서 찾아온 1000여명 평화노래를 부르고 있다. 박진호 기자

6일 오후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인근에 있는 소이산평화둘레길에서 전국에서 찾아온 1000여명 평화노래를 부르고 있다. 박진호 기자

6일 오전 11시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전국에서 찾아온 1000여명이 10년 만에 민간인통제선 밖으로 나온 국경선평화학교의 준공을 축하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

6일 오전 11시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전국에서 찾아온 1000여명이 10년 만에 민간인통제선 밖으로 나온 국경선평화학교의 준공을 축하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

3년 교육과정 피스메이커 30여명 배출

이날 새 건물로 이사하며 준공식을 연 국경선평화학교는 피스메이커(남북평화통일일꾼)를 양성하는 국내 최초 교육기관이다. 영국 선덜랜드대에서 ‘함석헌과 퀘이커 평화 사상 비교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평화운동 전문가 정 대표가 2013년 만들었다.

학교측은 지난 10년 동안은 강원도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남방한계선 옆에 지어놓은 ‘DMZ평화문화광장’ 건물을 사용했다. 그동안 남·북한 공존을 위한 평화운동과 세계분쟁지역에서 평화·구호 활동을 하는 피스메이커를 키워왔다. 남북한평화학·DMZ평화학·함석헌평화사상 등을 가르친다.

이 곳에서 그동안 배출한 피스메이커는 30여명이다. 이들은 남·북한 평화 건설을 위한 평화통일운동가·평화교육가·구호봉사활동가·국제평화활동가로 일한다. 이 밖에도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3만명이 넘는 이들이 평화교육을 받았다.

6일 오전 11시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전국에서 찾아온 1000여명이 10년 만에 민간인통제선 밖으로 나온 국경선평화학교의 준공을 축하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

6일 오전 11시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전국에서 찾아온 1000여명이 10년 만에 민간인통제선 밖으로 나온 국경선평화학교의 준공을 축하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

한 독지가 대출받아 새 학교 부지 매입 후 기부 

개교 10주년을 맞은 이 학교가 새 건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컸다. 학교가 민통선 안에 있다 보니 출입이 제한됐고 평소에도 야간에는 출입이 어려웠다.

그래서 학교를 짓기로 했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한 독지가가 학교 건물을 지을 땅을 사들여 기부했다. 그는 대출을 받아 용지를 샀는데 앞으로 10년간 빚을 갚아나가야 한다고 한다. 학교 측도 재건축을 위해 1만 시민이 참여하는 건축 기금 캠페인을 전개했다.

국내외 많은 이들이 참여했는데 특히 독일과 미국에 사는 동포가 대거 캠페인에 참여했다. 또 일본과 베트남 등에서도 기금을 보내왔다. 현재까지 3500여명이 참여했다.

6일 오후 3시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인근에 있는 철원제일교회 전쟁유적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음악제 모습. 박진호 기자

6일 오후 3시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인근에 있는 철원제일교회 전쟁유적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음악제 모습. 박진호 기자

6일 오후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인근에 있는 소이산평화둘레길에서 전국에서 찾아온 1000여명 평화노래를 부르고 있다. 박진호 기자

6일 오후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인근에 있는 소이산평화둘레길에서 전국에서 찾아온 1000여명 평화노래를 부르고 있다. 박진호 기자

70여 가문 '평화가문'으로 선정돼 

새 학교는 부지 1983㎡(600평)에 건물 3개로 지었다. 청소년 숙소와 교실이 있는 ‘희망의 집’, 평화순례자 공간인 ‘지혜와 비전, DMZ순례자의 집’, 식당과 회의실을 겸비한 ‘생명평화의 집’ 등이 있다.

이날 참석한 한완상 전 통일원 장관(3.1운동 백주년기념사업회 위원장)은 “국경선평화학교는 세상에서 평화를 논하기 제일 어려운 이 땅, 철원에서 탄생했다”며 “평화학교를 통해서 진짜 평화가 이슬처럼 내리고 큰 강물처럼 흐르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준공식 행사에서는 ‘평화가문’ 수상식도 열렸다. 평화가문은 할아버지에서 손자에 이르기까지 3대 이상이 평화기금운동에 참여한 가족에게 주는 상이다. 독립운동가 김이직(1875~1920) 선생 후손 등 70여 가문이 평화가문으로 선정됐다.

6일 오후 3시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인근에 있는 철원제일교회 전쟁유적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음악제 모습. 박진호 기자

6일 오후 3시 강원 철원군 철원읍 월하리 국경선평화학교 인근에 있는 철원제일교회 전쟁유적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음악제 모습. 박진호 기자

정 대표 "평화노래 전국에 알릴 것" 

이어 ‘한반도 평화음악제’와 ‘1만 시민DMZ평화노래부르기’ 행사가 이어졌다. 학교 측은 이날 부른 평화노래를 전국에 알릴 계획이다.

정 대표는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서로 도와주고 하는 것이 시민이 원하는 진정한 통일 의미다. 그런 의미를 담아서 북녘땅을 바라보면서 노래를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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