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터틀칩’, 중국에선 ‘랑리거랑’, 베트남선 ‘마시타’-.
전 세계 23개국에서 팔리는 오리온 ‘꼬북칩’의 다른 이름이다. 중국에선 기분이 좋을 때 ‘룰루랄라’처럼 흥얼거리는 ‘랑리거랑(浪里个浪)’을, 한류 열풍이 거센 베트남에선 한글 ‘맛있다’를 발음나는 대로 옮겨서 제품명으로 쓴다. 현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네이밍 전략이다.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K라면’ ‘K만두’에 이어 ‘K과자’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6일 오리온에 따르면 꼬북칩은 2017년 출시 이래 올해 3월까지 글로벌 누적 매출 4000억원을 달성했다. 판매량이 4억2000만 개로, 1초에 두 개씩 팔린 셈이다.
네 겹 과자의 바사바삭한 식감이 전 세계에서 통했다는 평이다. 여기에다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 미국(터틀칩스)에선 매운 소스를 즐겨 먹는 히스패닉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플레이밍 라임맛’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성장 한계에 직면한 제과 업계는 해외 생산시설과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오리온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67%에 달한다. 최근 베트남·인도 공장에 100억원을 투자해 꼬북칩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중국에는 최근 수요가 늘어난 젤리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인도에선 ‘롯데 초코파이’가 인기몰이 중이다. 마시멜로에 사용하는 동물성 젤라틴을 식물성 원료로 대체해 채식주의자에게 어필한 것이 주효했다. 현지에선 초코파이를 고급 간식으로 인식해 제사상에도 올린다.
이 회사의 해외 매출은 2020년 5826억원에서 지난해 7953억원으로 증가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싱가포르 등 5개국에선 빼빼로데이 광고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며 “인도에는 5년간 700억원을 투자해 빙과 신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크라운해태는 지난해 해외 매출이 약 1000억원으로 전체의 10% 수준이었다. 향후 아산 신공장 건립을 계기로 ‘새콤달콤’ ‘허니버터칩’ 등 주력 상품 수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