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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3' 또 터졌다…"아직 전셋집 살죠" 천만 감독 속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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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달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에서 형사 마석도(마동석, 아래 사진)는 마약 사건의 배후 주성철(이준혁)과 일본 마약 조직 등 더 확장된 악당들에 맞선다. [사진 에이비오 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지난달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에서 형사 마석도(마동석, 아래 사진)는 마약 사건의 배후 주성철(이준혁)과 일본 마약 조직 등 더 확장된 악당들에 맞선다. [사진 에이비오 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마동석 주연·제작·공동각색의 범죄 액션영화 ‘범죄도시3’가 개봉 엿새째인 5일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해 1269만 흥행을 거둔 ‘범죄도시2’보다 나흘 빠른 속도다. 손익분기점 180만 관객(총제작비 135억원)은 두 배 이상 넘어섰다. 한국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긴 건 지난해 11월 개봉한 ‘올빼미’ 이후 처음이다. 나쁜 놈들을 맨몸으로 해치우는 마석도(마동석)표 강펀치 액션, 코믹한 말맛이 또다시 통했다.

‘범죄도시2’로 감독 데뷔해, 3편까지 연출한 이상용(43) 감독도 1년 만의 경사다. 1편 ‘범죄도시’(2017) 조감독 출신인 그는 1편에 이어 2편을 연출하려던 강윤성 감독이 2편 제작 지연으로 하차하자, 감독에 발탁됐다. “마흔 넘어 감독 데뷔였고 ‘마지막이다. 망하면 나락이다’ 생각했다”는 늦깎이 감독이 윤제균·최동훈·김용화·봉준호 감독(이상 쌍천만 달성 순서)에 이어 국내 다섯 번째 쌍천만 감독을 노리게 됐다. 데뷔작부터 2편 연속 천만 흥행을 달성할 경우 신기록이 된다.

3편은 사전 유료 시사회로 개봉 전부터 48만 관객을 확보하고 출발했다. 개봉 전날인 지난달 30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이 감독은 “얼떨떨하다”면서 “열심히 한 부분이 결과로 나와 좋지만, 천만감독 타이틀은 과분하다”고 했다. “데뷔 기회를 준 시리즈에 누만 끼치지 않으려 했다. 1편이 잘 열어준 길을 넘겨받았고, 배우들 역할이 컸다. 천만에 취해 자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2편 성공 후 달라진 점이라면.
“2편 개봉 전에 이미 3편 투자를 받아서 현장의 예산 차이는 크게 없었다. 개인적으로 빚 탕감은 했다. 주위에서 많이 번 줄 알던데 아직 이사는 못 하고 살던 전셋집 살고 있다.”(웃음)
지난달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에서 형사 마석도(마동석)는 마약 사건의 배후 주성철(이준혁, 위 사진)과 일본 마약 조직 등 더 확장된 악당들에 맞선다. [사진 에이비오 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지난달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에서 형사 마석도(마동석)는 마약 사건의 배후 주성철(이준혁, 위 사진)과 일본 마약 조직 등 더 확장된 악당들에 맞선다. [사진 에이비오 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1편이 서울 차이나타운 범죄조직을, 2편이 베트남에 건너간 한국 살인마를 쫓았다면, 3편은 형사 마석도가 광역수사대로 활동 무대를 옮겨 한국·일본의 마약 조직과 맞붙는다. 두 악당 세력이 자기들끼리도 으르렁대며 한국 형사들과 대결하는 삼각 구도다.

2편 살해 피해자 역으로도 출연했던 배우 차우진(마동석 아내 예정화의 동생이기도 하다)이 외부에서 판을 흔드는 또 다른 악역이란 아이디어를 제안한 게 3편에 채택됐다. 하지만 둘이나 되는 악역들의 존재감이 마동석 한 명에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다. 윤계상·진선규·김성규 등이 연기한 연변 출신 조폭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인기 끌던 손석구가 180도 변신한 살인귀 강해상 등 1·2편의 악역과 비교해서다. 3편에선 배우 이준혁, 일본 배우 아오키 무네타카, 쿠니무라 준 등이 악당 연기를 한다.

이상용

이상용

3편 악당이 마석도에 비해 약하다는 평도 있다.
“전혀 약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준혁 배우의 ‘주성철’ 캐릭터는 1·2편 악당들과 결이 다르다. 자기가 권력을 쥐락펴락한다. 둘로 나뉜 빌런 때문에 개개인이 약해 보일 수 있지만, 빌런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게 된다는 게 재밌지 않나.”
1편의 ‘청소년관람불가(청불)’ 수위로 돌아가는 것을 고려하지는 않았나.
“2편(15세 관람가)이 천만이 넘어서 3편이 ‘청불’로 돌아가기 쉽지 않았다. 3편과 동시기 제작한 4편(감독 허명행)은 또 결이 다를 거다.”

이 감독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강점으로 세 영화사가 손잡은 제작 시스템을 꼽았다. 마동석이 이끄는 빅펀치픽쳐스와 ‘정직한 후보’ 등을 만든 홍필름, ‘터널’ ‘기억의 밤’ 등의 비에이엔터테인트가 매작품 감독과 머리를 맞대 방향을 정한다. 이 감독은 “서로 보완하며 치열하게 싸운 결과가 시나리오에 반영된다”면서 “이 시스템의 중심은 마동석 배우다. 1편 만들 때부터 시리즈 제작 의지가 강했다. 촬영 중 응급처치·마사지 등을 맡는 ‘헬스케어팀’도 마 배우가 도입했다”고 귀띔했다.

감독으로서 그는 ‘범죄도시’에 4년을 바쳤다. 2019년 2편 연출을 맡은 뒤 3편이 개봉한 지금까지다. 이 감독은 “현장에서 최대치 에너지를 뽑아낼 수 있도록 평소 배우들을 관찰하며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여러 차례 촬영한 편”이라 돌이켰다. 2편 때는 스트레스로 어지럼증인 이석증, 3편 땐 촬영 직전 코로나19에 눈질환까지 겹쳤다는 그는 “마침내 두 작품을 끝내 홀가분하다”고 했다.

차기작은 전혀 다른 분위기의 영화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영상대학교 영상연출과 출신인 이 감독은 2001년 이요원 주연 영화 ‘아프리카’로 현장 경력을 시작한 뒤 이준익 감독의 ‘소원’, 이병헌 주연의 ‘싱글라이더’ 등 드라마성 강한 영화의 조감독을 거쳤다. 그는 “언젠가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며 “영화를 계속하고 싶다. 공부하고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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