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 코레일 사장 추천위 자료유출에…국토부 "감사·수사 의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코레일 임추위의 평가 결과 유출에 대해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코레일 임추위의 평가 결과 유출에 대해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코레일 신임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의 평가 결과가 통째로 외부로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강경 대응에 나선다. 유출 경위에 대한 합동감사와 함께 민간인이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 수사의뢰도 할 방침이다.

 5일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자료 유출 건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생긴 것”이라며 “국토부 철도국과 코레일 감사실이 합동으로 유출 경위파악과 책임자 문책을 위한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료 유출 과정에서 민간인이 연루된 상황이 확인될 경우 감사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경위 파악과 책임소재를 밝히기 위해 수사의뢰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이날 오전 열린 간부회의에서 “코레일 사장 선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특정학교 출신들이 여러 이유로 구설에 오르고 우려가 나오는 상황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강경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코레일 사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가 열려 후보자 평가와 면접이 진행된 직후인 2일 국립철도고등학교(철고) 동문이 운영하는 한 유명 포털의 블로그에 평가 결과가 모두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중앙일보 6월 3일 온라인 단독 보도〉

관련기사

 ‘긴급 속보! 철도공사 사장 임명 추천위원회 면접결과 [동문 2명 통과]’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글에는 5배수에 들어간 인사의 명단과 전ㆍ현직 직위, 출신학교 등이 담겨있었다. 또 최고 득점자와 탈락자 이름도 공개됐다. 해당 글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유명 포털 블로그에 공개된 임추위 평가결과. [블로그 캡처]

유명 포털 블로그에 공개된 임추위 평가결과. [블로그 캡처]

 통상 임추위 결과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로 보내지며 논의를 거쳐 후보자가 압축되면 이후 주무장관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관련 규정상 이 과정에서 누가 3~5배수에 들었는지는 물론 누가 응모했는지도 공개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평가결과를 공운위에 보낼 때도 순번 없이 가나다순으로 보내야 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공기업의 사장 추천 관련 세부 내용이 통째로 공개된 적은 없다.

 익명을 요구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보안이 필수인 임추위 결과가 통째로 외부로 유출된 건 현재의 코레일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른바 특정학교를 중심으로 한 철도 마피아의 폐해가 부활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대전에 있는 코레일 본사. [사진 코레일]

대전에 있는 코레일 본사. [사진 코레일]

 실제로 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 등 철도 관련 공기업에서는 철고와 한국철도대학(철전)같은 특정학교 출신들이 요직을 독차지하고 서로 지원해주는 등 파벌을 형성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논란이 불거지자 코레일은 감사실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경위 파악과 유출자 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당사자인 코레일에만 사태 수습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에 따라 국토부가 본격적으로 칼을 빼 들게 된 것이다.

 국토부와 코레일 안팎에선 임추위 관련 세부 내용에 접근할 수 있는 코레일 관계자가 제한적이라서 유출 경위 파악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