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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 정보위원장 “北의 뉴욕 타격 핵, 공격적으로 방어해야"

중앙일보

입력

미국 정치권에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하고 뉴욕까지 타격할 수 있는 핵역량을 갖춘 만큼 “보다 공격적인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4일(현지시간) 나왔다. 미 동부 방어를 위한 ‘새로운 미사일방어 체계(MD) 구축’이라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했다며 노동신문이 이튿날 공개한 사진. 북한은 '화산-31'로 명명된 신형 전술핵탄두를 이날 처음 공개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했다며 노동신문이 이튿날 공개한 사진. 북한은 '화산-31'로 명명된 신형 전술핵탄두를 이날 처음 공개했다. 뉴스1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공화당)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성공 주장과 관련한 질문에 “그렇게 믿는다”며 “현재 북한은 뉴욕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도 핵무기를 갖고 있고, 상대도 갖고 있다는 (대북) 핵억지 개념은 죽었다”며 “억지력에 방어를 더하는 체계(deterrence plus defense)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터너 위원장은 “이는 공격적인 MD를 뜻한다”며 뉴욕을 포함한 미 동부 방어를 위한 MD 배치 장소로 뉴욕주(州)에 있는 미 육군의 포트 드럼 기지를 거론했다. 이 기지는 연간 2만6500명 이상의 연방예비군과 주방위군 등을 훈련하는 곳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3월 28일 신형 전술핵탄두 '화산-31'의 실물을 처음 공개하는 등 핵무기 소형화 성공을 강조하고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며 한ㆍ미를 위협했다. 또 북한의 '화성-17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워싱턴ㆍ뉴욕 등 미 동부를 포함한 미 전역을 사정거리(1만3000㎞ 이상)에 둔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은 현재 이같은 북한의 ICBM 공격 등을 대기권 밖에서 차단하기 위한 지상 발사 요격미사일(GBI) 44발을 알래스카의 포트 그릴리 기지와 캘리포니아의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나눠 배치하고 있다. GBI는 미 본토 전역을 방어하는 체계이지만, 여러 발이 함께 날아오는 동시다발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있다.

이와 관련,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 3월 하원 청문회에서 “미 동부 해안에도 (서부와 마찬가지로 미사일 요격 체계를) 배치하는 것이 미 본토 방위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 때문에 전략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서 미군 당국 내에선 보다 저층 방어(종말단계 요격)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를 여러 곳에 더 많이 배치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다. 터너 의원이 언급한 MD 역시 사드를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또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를 위해 2028년부터 현 GBI를 대체하는 차세대 요격미사일(NGI)을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배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 정치권에선 이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등 현실을 고려할 때 “너무 늦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은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둔다. 사진은 북한이 화성-17형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뉴스1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은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둔다. 사진은 북한이 화성-17형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뉴스1

터너 위원장은 이번 방송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또 그는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발 정찰풍선과 국제공역에서의 중국 군용기와 함정의 위협 비행 및 항행 등이 잇따른 데 따른 반응이다.

그는 특히 중ㆍ러 간 군사적 밀착을 경계하며 “그들은 근육을 키우고 권위주의를 발전시키려고 한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유형의 강압에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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