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은 푸른 하늘, 맑은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짚어보는 '환경의 날'(제28회)이다.
실제로 공기와 물 등 환경의 질이 환경 만족도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직·간접적으로 삶의 질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환경연구원 안소은 선임연구위원과 상지대·서울기술연구원 연구팀은 전국 대기질·수질 측정망 자료와 2012~2016년 실시한 환경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연결해 분석한 논문을 최근 '환경 심리학 저널(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사용한 '환경 인식과 삶의 만족도' 설문조사는 매년 1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5년 전체로 5005건의 응답 자료가 포함됐다.
대기 질은 전국 263개 관측지점에서, 수질은 전국 873개 관측지점에서 측정한 자료를 한국환경공단을 통해 확보했다.
미세먼지 오염 심하면 '불만족'
분석 결과, 대기오염 항목 중에서 이산화질소(NO2)와 미세먼지(PM10)가 공기의 질 만족도와 부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 수치가 높을수록 오염이 심한 것을 나타내는 종합 대기 질 지수(CAI) 역시 공기 질에 대한 만족도와 부정적인 관계를 보였다.
이는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 등 오염이 심할 때 공기 질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세먼지 오염도가 ㎥당 7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인 '최악' 수준에서 평균보다 다소 나은 35㎍으로 감소하면 대기질에 대한 만족할 확률이 30%에서 41%로 증가했다.
이산화질소 농도가 40ppb에서 20ppb로 감소하면 대기질에 대한 만족 확률은 8% 증가했고, 대신 불만족 확률은 6% 줄었다.
이에 비해 오존(O3), 이산화황(SO2), 일산화탄소(CO) 등과는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SO2와 CO의 경우 환경기준을 초과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공기 만족도와 연결하는 데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O3의 경우 일반적인 대중 인식과 달리 도시보다 오히려 농촌에서 오염이 심한 경우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질오염 항목에서는 유일하게 강과 호수에서 녹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총인(TP)과 환경 만족도 사이에서 부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총인이 내수면 수질의 중요한 매개 변수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 용존 산소량(DO), 총질소(TN), 및 엽록소 a(Chl-a) 등의 항목은 상관관계가 뚜렷하지 않았다.
소득 높으면 환경 만족도 높아
연구팀은 환경의 질이 환경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응답자의 사회인구학적 요인이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정렬된 프로빗 모델(ordered probit model)을 사용했다.
또, 환경의 질이 삶의 만족도에 직접 혹은 환경 만족도라는 간접 경로를 통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구조 방정식 모델(SEM) 분석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을 통해 환경의 질이 환경 만족도에 영향을 주고, 환경의 질과 환경만족도가 함께 삶의 질 인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논문에서 설명했다.
환경의 질이 나쁘면 환경 만족도와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환경 만족도가 높으면 삶의 질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계 소득이 높을수록 환경 만족도와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지만, 친환경적 태도가 높을수록 환경 만족도나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밀도가 높은 주거 지역에 거주하는 응답자의 경우 환경의 질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졌지만, 삶의 만족도는 더 높았다.
이와 함께 환경친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소득이 적고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대기질이나 수질 문제에 대해 불만을 가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친환경적 태도가 강한 사람들은 환경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일반 대중보다 더 높은 수준의 환경의 질을 기대하고 결과적으로 환경의 질에 덜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소득이 높은 사람들은 녹지 접근성이 좋은 쾌적한 환경에서 살 가능성이 높지만, 소득이 낮은 사람은 오염원에 가깝고 녹지 공간에서 떨어진 쾌적하지 않은 환경에서 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 관리와 공중 보건에서 대중 인식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정책적 함의도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설악산 케이블카 58.1%가 반대
한편, 녹색연합은 환경의 날을 앞두고 4일 공개한 '자연의 권리 여론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우리 국민의 98.3%가 자연환경 보호 필요성에 공감했고, 72.8%가 환경을 고려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월 14∼18일 닷새 동안 전국 만 18∼69세 국민 1000명에게 설문한 것으로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또 '설악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케이블카 설치 등 개발사업'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 '반대'가 58.1%, '찬성'이 41.9%로 조사됐다.
보호지역 내 개발사업 추진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반대’가 59.6%, ‘찬성’이 40.4%로 나왔고, 보호지역 내에서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국민 여론을 수렴하도록 하자는 데 대해 92.2%가 동의했고, 7.8%만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