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셔틀콕 여왕’ 안세영 4번째 금…나 이제 감 잡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안세영은 4일 태국 오픈 여자 단식에서 시즌 네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여자 배드민턴의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EPA=연합뉴스]

안세영은 4일 태국 오픈 여자 단식에서 시즌 네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여자 배드민턴의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EPA=연합뉴스]

세계 여자 배드민턴계에 ‘안세영 시대’가 열렸다. 올 시즌 출전한 6차례의 국제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올라 4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최강의 위용을 과시했다.

세계랭킹 2위 안세영(21·삼성생명)은 4일 태국 방콕의 인도어 스타디움 후아마크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500 시리즈 태국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허빙자오(5위)를 2-0(21-10, 21-19)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4번째 우승이다. 인도 오픈 정상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이상 1월)에 이어 최고 권위의 전영 오픈(3월)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어 3개월 만에 태국 오픈까지 석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말레이시아 오픈(1월)과 혼합 단체전인 수디르만컵(5월)에선 각각 준우승했지만, 올 시즌 출전한 대회에서 세계랭킹 최상위권 강자들을 잇달아 제압하며 모두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결승전 상대인 왼손잡이 허빙자오를 상대로도 지난해에는 4차례 만나 모두 졌지만, 올해는 세 차례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우승이 결정되자 안세영은 특유의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오른손을 귀에 가져다 댄 뒤 관중의 환호를 유도하는 듯한 동작을 취하자 경기장엔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안세영은 4일 태국 오픈 여자 단식에서 시즌 네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여자 배드민턴의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EPA=연합뉴스]

안세영은 4일 태국 오픈 여자 단식에서 시즌 네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여자 배드민턴의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EPA=연합뉴스]

1세트는 18분 만에 끝났다.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절묘한 드롭샷으로 상대 범실을 잇달아 유도하며 21-10으로 여유 있게 이겼다. 2세트 들어 허빙자오의 공격이 살아나며 접전이 이어졌지만, 차분한 경기 운영으로 완급을 조절하며 리드를 지켜 30분 만에 21-19로 끝냈다.

안세영은 ‘셔틀콕 여제’ 방수현(51·은퇴)이 일찌감치 후계자로 공언할 만큼 천재성이 남달랐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는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장점인 수비에 치중하느라 상대적으로 공격 비중이 작았던 탓이다.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는 야마구치 아카네(일본·1위), 천위페이(중국·4위) 등을 만날 때마다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들어 훌쩍 성장한 건 플레이 스타일 대신 마음가짐을 바꾼 결과다. 지난 2월 만난 안세영은 “이제껏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만 따라다녔다. 하지만 뭔가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다”면서 “공격력이 약하다는 비판을 받고 공격에 집중했더니 체력적으로 힘들어졌다. 차분히 방어하면서 상대방이 흔들릴 타이밍을 잡은 뒤 기회가 왔을 때 단번에 끝내버리는 게 내 스타일이다. 이제부터 ‘안세영의 배드민턴’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안세영식 배드민턴의 핵심은 완급 조절이다. 무조건 수비하거나 억지로 공격에 나서지 않는다. 버텨야 할 때 차분히 방어하며 기회를 살피다가 상대가 약점을 드러내면 단번에 휘몰아쳐 득점으로 연결한다. 하태권 해설위원은 “통상적으로 20대 중반에 전성기를 맞는 여느 선수들과 달리 안세영은 20대 초반에 일찌감치 톱 랭커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앞으로 힘과 노련미까지 가미한다면 안세영이 어디까지 성장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 혼합복식·여자복식 금 추가=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3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며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내년 파리올림픽 기대감을 높였다. 혼합 복식의 김원호-정나은 조(9위)가 결승에서 태국의 데차폴 푸아바라눅로-사프시리 타에라타나차이 조(1위)에 짜릿한 2-1(11-21 21-19 22-20)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여자 복식 김소영-공희용(7위) 조도 결승에서 베나퍄 아임사르드-눈타카른 아임사르드 조(태국·12위)에 2-0(21-13 21-17)으로 승리했다.

◇안세영…배드민턴 신동에서 여왕으로

출생 : 2002년 2월5일 광주광역시
체격 : 1m70㎝, 54㎏
소속팀 : 삼성생명
출신교 : 광주풍암초-광주체중-광주체고
주종목 : 여자 단식
세계랭킹 : 2위
별명 : 셔틀콕 신동, 방수현 후계자, 깜디(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에 동료들이 붙여준 별명)
주요 이력 : 도쿄올림픽 8강(2021), 방콕 우버컵(여자단체) 금메달(2022), 인도 오픈 금메달,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금메달, 태국 우버컵(여자단체) 금메달. 전영오픈 금메달, 태국 오픈 금메달(이상 2023)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