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종? 삼성의 수종이 뭐고?”
1993년 여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직후 사장단 회의. 이 선대회장이 ‘수종(樹種)’이라는 낯선 단어를 꺼내자 회의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수종은 당시 국내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표현이었다. 당연히 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삼성 전직 사장은 이날 상황에 대해 “서로 ‘내가 무엇을 들은 거지’ 하며 머쓱해 하는 표정이었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