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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부킹을 여기서? 편의점선 '6% 금리' 적금…이런 콜라보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편의점 CU는 지난달 22일 페퍼저축은행과 6%대 금리 적금을 내놨다. 열흘 만에 전체 판매 계좌 중 50%가 팔렸다. 사진 CU

편의점 CU는 지난달 22일 페퍼저축은행과 6%대 금리 적금을 내놨다. 열흘 만에 전체 판매 계좌 중 50%가 팔렸다. 사진 CU

#1. 패션 기업 LF는 이달 2일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LF몰에서 해외 골프 부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 등에 있는 전 세계 580여 개 골프장을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다. 코스 정보, 부대시설 평점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회사로선 골프 의류·용품 브랜드 매출을 늘리는 효과까지 노렸다. LF는 올 1월부터 항공권 예약 서비스도 하고 있다.

#2. 편의점 CU는 지난달 22일 페퍼저축은행과 제휴해 연 6%대 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을 내놨다. 열흘 만에 목표했던 판매 계좌 중 50%가 팔렸다. CU 관계자는 “반응이 좋아 추가 판매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4일 패션·유통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종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들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사업영역을 다각화해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전환을 시도하면서다. 경기 침체기에 기존 사업과 연계해 고객을 모으고, 실적을 방어하겠다는 복안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 넘나들며 고객 모으고 실적 방어 

헬스앤뷰티 스토어인 CJ올리브영은 최근 와인·하이볼 등 주류를 판매하는 매장을 100여 개로 늘렸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 명동·여의도 등 일부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주류를 선보이다가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당초 관계사 사옥 매장에서 임직원 대상으로 주류를 취급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호응이 컸다”며 “가능성을 확인하고, 정관에 ‘주류 제조업 및 도소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헬스앤뷰티 스토어인 CJ올리브영 주류코너. 정관에 ‘주류 제조업 및 도소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사진 CJ올리브영

헬스앤뷰티 스토어인 CJ올리브영 주류코너. 정관에 ‘주류 제조업 및 도소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사진 CJ올리브영

편의점 GS25는 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GS25·GS더프레시 일부 점포에 금 자판기를 설치했는데 8개월 새 골드바 3103개(약 28억6600만원어치)를 팔았다. 하루 평균 13개 가까이 팔린 셈이다. 이 회사는 현재 29개인 금 자판기 설치 매장을 연내에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편의점 GS25에 도입된 금 자판기. GS리테일은 올 4월 말까지 골드바 3103개를 판매해 28억원 매출을 올렸다. 사진 GS리테일

편의점 GS25에 도입된 금 자판기. GS리테일은 올 4월 말까지 골드바 3103개를 판매해 28억원 매출을 올렸다. 사진 GS리테일

세븐일레븐은 올 1월부터 중고거래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만나지 않고 점포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집객 효과로 가맹점의 추가 수익을 기대하면서다. 연내 1만2000여 개 전 점포에 도입할 예정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올 1월부터 중고나라와 손잡고 중고거래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만나지 않고 세븐일레븐 점포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연내 1만2000여 개 전 점포에 도입할 예정이다. 사진 세븐일레븐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올 1월부터 중고나라와 손잡고 중고거래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만나지 않고 세븐일레븐 점포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연내 1만2000여 개 전 점포에 도입할 예정이다. 사진 세븐일레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는 패션·뷰티몰로 시작했으나 1000만원을 호가하는 냉장고, 990만원 상당 카메라 등 고가 전자제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다른 패션 제품을 구매하고 쌓은 포인트로 가전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고객을 겨냥했다. 지난해 ‘테크’ 카테고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고, 취급 가전 브랜드도 1년여 만에 50여 개로 늘렸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는 무한 경쟁 시대”라며 “소비 위축과 실적 타격이 우려돼 업계 전체가 돌파구를 찾으려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 4월 105.2로 전월보다 2.3%포인트 감소했다. 소비는 2월엔 5.1%포인트, 3월엔 0.1%포인트 늘었지만 4월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6.3%),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2%) 소비가 모두 감소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 기업들의 신사업은 일견 마당발식 확장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는 고객의 여러 문제를 해결해 충성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며 “현 내수 시장에서 신규 고객을 늘리기 어려운 만큼 국경을 넘나드는 해외 진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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