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봉쇄 풀었더니 이게 웬일? 인플레 커녕 디플레 걱정할판

  • 카드 발행 일시2023.06.05

📈글로벌 머니가 만난 전문가 

2023년 1월 국내 미디어들이 “中 가계 초과저축 890조원…보복소비, 세계 인플레 요인 될 수도” “못 쓰고 저축한 돈 890조…‘중국발 인플레 터질 수도’ 경고” “위드 코로나로 돌아온 중국, 전 세계 인플레 다시 자극할까” 등의 기사를 쏟아 내놓았다.

매체들이 자체 분석이나 취재를 바탕으로 그런 기사를 내보내진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의 “中 봉쇄 완화, 7200억 달러짜리 ‘인플레이션 폭탄’과 함께 온다(China’s Reopening Comes With a $720 Billion Inflation Bomb)”를 인용한 것이다.

그때 글로벌 머니는 블룸버그가 인용한 보고서를 쓴 지은이를 직접 인터뷰해 그가 진짜 하려고 했던 말을 전했다. 그리고 5개월 정도가 흘렀다. 이제 추정이나 예측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살펴볼 때가 됐다.

글로벌 머니는 영국 경제분석회사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루이스 루 중국 담당 시니어 이코노미스트와 줌(Zoom) 인터뷰를 통해 최근 중국의 인플레이션 등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루이스 루 중국 담당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옥스퍼드이코노믹스 루이스 루 중국 담당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루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먼삭스에서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다. ‘미·중 패권다툼’ ‘위안화 국제화’ 등 거대 담론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현재 중국 경제 문제점을 파헤치는 전형적인 이코노미스트다.

실제로 최근 그는 계량경제학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점이 심상치 않다”며 “디스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은 물가가 오르기는 하지만 오름폭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이다. 디플레이션(deflation)은 물가상승률이 꾸준히 마이너스 상태인 경우다.

“예상했던 인플레는 없다!” 

올해 초만 해도 중국이 팬데믹 봉쇄를 풀면 물가가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요즘 중국 물가 상황은 어떤가.
중국 인플레이션은 아주 억제된 모습이다. 2023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해 전과 견줘 0.1% 오르는 데 그쳤다. 서방 이코노미스트의 예상치는 0.4%였다. 중국 물가가 예상치만큼 올랐어도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제시한 물가안정목표(인플레이션 타깃)인 연 3%보다 한참 밑이다. 또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공장 출고가를 보여주는데, 올해 5월 -3.5%로 나타났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