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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박영수, 청탁 일부 안 먹히자…'뒷돈' 200억→50억 깎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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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6일 박영수 당시 국정농단 특검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현재 박 전 특검은 대장동 사업 관련 ‘50억 클럽’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2017년 3월 6일 박영수 당시 국정농단 특검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현재 박 전 특검은 대장동 사업 관련 ‘50억 클럽’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김만배 씨 등 대장동 민간사업자 측에게서 ‘뒷돈’ 200억원을 받기로 약정했다가 50억원으로 줄인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 당초 박영수 특검이 영향력을 행사한 우리은행이 ‘김만배 컨소시엄’에 지분 투자와 대출을 하기로 했다가, 지분 투자는 포기하고 대출만 해주기로 하자 액수를 깎았다는 것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을 이른 시일 내에 소환하기 위해 사전 작업 중이다.

박 전 특검과 그의 측근 양재식 변호사는 2015년 3월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컨소시엄 공모를 앞두고 김만배·남욱·정영학으로부터 “우리가 준비하는 컨소시엄(하나은행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이 지분 투자와 대출을 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받기로 약정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당시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었다.

이후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을 움직여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관여하도록 하고 경쟁 컨소시엄이던 산업은행 컨소시엄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검찰은 본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내부 반대 의견에 따라 지분 투자 계획은 접고 대출 기관으로만 참여하기로 한 뒤 1500억원 규모의 대출의향서를 써줬다. 이후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박 전 특검은 지분 투자가 제외됐다는 이유에서 추후 수수하기로 약속한 금액을 2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여줬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 관계자는 “액수가 줄었다고 혐의 자체가 바뀌는 건 아니다”라며 “박 전 특검이 실제로 얼마를 받았는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2021년 10월 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검찰은 2021년 9월 말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

2021년 10월 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검찰은 2021년 9월 말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

"박영수, 화천대유 고문료 2억여원…딸은 11억원 대출"

박 전 특검은 2015년 7월부터 특검으로 임명되기 전인 2016년 11월까지 화천대유에서 고문료 명목으로 2억5000만원 가량을 받았다. 박 전 특검의 딸은 3년여 동안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며 11억원을 대여하고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검찰은 이 같은 거래가 박 전 특검이 약속받은 ‘뒷돈’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우선 양 변호사를 소환한 뒤 박 전 특검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박 전 특검은 이미 지난 정부 수사팀이 2021년 11월 26일과 지난해 1월 5일 두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새로 꾸려진 수사팀은 “이전 수사팀이 부실 수사했다”는 판단 아래 사실상 재수사에 들어갔고, 이번에 3차 소환 조사를 준비 중이다.

박 전 특검 소환 시기와 관련해선 이달 둘째 주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검찰 관계자는 “좀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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