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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공약 '전북 금융중심지' 무산 위기...野 "홀대" 與 "총선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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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2월 12일 전북 전주시 전주역 광장에서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당시 윤 후보는 "전주를 서울 다음가는 제2금융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2월 12일 전북 전주시 전주역 광장에서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당시 윤 후보는 "전주를 서울 다음가는 제2금융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뉴스1]

금융위 6차 계획 제외…여야 '네 탓' 공방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이 무산 위기에 놓이자 여야가 '네 탓' 공방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가 전북을 홀대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5년간 뭘 했냐"며 맞받았다.

4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심의한 '제6차 금융중심지 조성 및 발전에 관한 기본 계획'에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계획은 제외됐다. 이번 계획엔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서울·부산 등 기존 금융중심지 비전과 정책 방향이 담긴다. 금융위는 이달 안에 최종 의결·확정할 예정이다.

이로써 "서울·부산에 이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바라던 전북도 숙원이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북이 추가로 지정되려면 오는 2026년 발표할 금융위 제7차 기본 계획에 포함돼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2월 전주를 찾아 "전주를 서울 다음가는 제2금융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제3금융중심지 공약을 지키지 않은 점을 강조하며 "속는 것도 한두 번이다. 호남이 달라져야 한다"면서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이후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계획은 인수위 국정 과제와 금융위 주요 업무에서 빠졌다.

국회에서 민주당 박용진(서울 강북을)·윤준병(정읍·고창) 의원 등이 공약 이행을 촉구했으나, 정부 당국자들은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이) 먼저 처리해야 할 국정 과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전주가 자격이 되면 신청하면 된다"(김주현 금융위원장), "앞으로 4년이 남았다. 1년 동안 어떻게 모든 걸 다 하겠냐"(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등 즉답을 피했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9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9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공약 파기" 국민의힘 "총선용"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이 금융위 논의 대상에서 빠지자 전북 정치권은 윤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김성주(전주병) 국회의원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현 정부에 만연한 지역 차별주의와 대통령이 전북도민과 한 약속 이행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결과"라며 "거짓말한 게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기본 계획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 시·군의회 의장협의회도 지난 1일 군산에서 월례회를 열고 "최근 관련법 개정 없이 국토교통부 고시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결정된 것과 너무 다른 처사"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정치적 승자 독식으로 지역 갈등이 조장되지 않도록 정부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지난 2일 논평을 통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윤 대통령 공약이자 전북 숙원 사업으로 전북 발전을 위해 꼭 이행돼야 할 정책"이라면서도 "민주당 전북도당이 현 상황을 두고 '정부·여당이 전북도민을 우롱한다'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3금융중심지 지정 적기는 167석 의석을 가진 문재인 정권,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며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문재인 정부 5년간 넋 놓고 있다가 (내년) 총선이 다가오니 전북 현안에 관심을 가지는 모양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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