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중개 앱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범행 후 CCTV에 포착된 모습을 보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굉장히 독특한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3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지난달 26일 피해자 A씨의 집에서 A씨를 살해한 정유정이 자신의 집에서 시신을 담을 여행용 가방(캐리어)를 가져오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보고 "'성격장애적 요인'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보통 사람이, 아무리 범죄자라도 누군가를 죽이면 '이를 어떻게 하나'하면서 굉장히 당황하기도 하고 공포스럽기도 한데 저 모습은 그런 공포나 당황스러운 모습이 들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마 추후에 검찰에서 심리 분석을 할 걸로 예견된다"면서 "단순한 '사이코패스'하고는 약간 다른, 제가 추정컨대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게 있는데 어떤 성격장애적 요인을 보이는 게 아닌가라는 추정을 하게 만드는 굉장히 독특한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정유정이 또래 여성을 범죄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본인에게 가장 핸디캡이 5년 동안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업을 못하다 보니까 아마도 본인이 '영어를 못하는 것 때문에 사회생활을 못한다' 이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과외 애플리케이션에서 피해자가 아주 유능한 영어 선생님, 그러니까 일류대를 나온 영어 선생님이니까 목표로 삼은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본인의 결핍과 피해자가 가지고 있는 강점들이 이게 사실은 서로 관련성이 있다. 아마 과외선생님과 같은 사회적 지위, 과외선생님과 같은 학벌, 이런 것들을 갖고 싶었던 게 이 피해자를 선택하는 이유가 된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분을 바꿔치기 하겠다는 명시적 계획보다는 저 사람이 너무나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틀림없이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